TV에서 이름난 호스피스 병동의 수녀님이 말한다.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변해가는 환자들을 지켜보는 게 일상인지라 희미한 미소를 띤 담담한 표정에 어떤 초월성이 엿보인다. 삶과 죽음도, 그 경계도 그분에게는 밤과 새벽을 가르는 미명의 순간만큼이나 자연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호스피스 병동은 병든 자들의 마지막 거처라 할 수 있다. 죽음의 선고를 거부하고 분노하던 사람들이 점차 죽음이 다가옴을 수용하고 남은 시간을 평안한 마음으로 보내려 한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는 것이다.

 

일찍이 웰빙(Well-being) 바람이 불어 웰다잉(Well-dying) 시대가 도래한 지도 오래다.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고 잘 죽는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소망하는 것을 조심하라! 누구든 소망을 품고 살지만 욕망의 그림자에 포식되지 말라는 뜻이다. 소망이 과하면 욕망과 혼동된다. 그다지 많은 소망을 갖고 있지 않은 나 같은 사람도 한 가지는 있다. 나누며 사는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기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구든 가지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예외 없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은 몸과 시간이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달란트를 지닌다.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달란트를 나눌 수 있는 기회는 도처에 있다. 마땅한 게 없다면 공평하게 주어진 24시간 중 몇 시간을 몸을 움직여 나누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 소중한 시간을 내어주지 않고 이루어지는 신실한 관계는 없다. 내가 가진 것들을 떠올려본다. 무엇보다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두 눈과 대여섯 시간 낭독을 해도 쉬지 않는 목소리가 있다. 눈으로 책을 읽을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녹음도서로 오래도록 내 작은 달란트를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몇 년 전에는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튼튼한 몸을 기증하겠다고 서약을 해놓았다. 각막이식부터 장기, 피부까지 해당된다. 중증화상으로 피부 수술을 거듭해야하는 아동이 많다고 들었다. 20092월에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 기증으로 장기기증자 수가 증가했다가 요즘 다시 줄어들었다. 장기가 제대로 기증되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적다고 한다. 가족 1명의 동의가 없으면 이루어질 수 없고 뇌사자의 장기를 기증 받는 병원이 그 지역에 있어야 하며 적절한 코디네이터가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인구의 30%가 웃도는 선진국 장기기증 희망자율에 비해 우리나라는 5% 미만이 장기기증 희망자로 등록되어 있다. 홍보 전략도 부족하지만 장기기증자에 대한 혜택 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 부산에만도 2천 명이 넘는 환자가 장기기증을 기다리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갑에 늘 넣어 다니는 내 신분증 아래에는 희망의 씨앗이라는 표식이 있다. 가족의 동의가 필수라 가족에게도 알려두었다. 가족은 죽어서도 몸의 존엄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며 놀라는 눈치였지만, 나는 내 몸을 그렇게 나누는 게 내 죽음의 존엄을 지키는 방식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장기기증과 시신기증을 서약한 문우가 식사자리에서 증표를 보여주신 적이 있다. 내 것과 같은 기관이었다. 좌중의 다른 선생님들도 관심을 가지고 돌려 보았다. 시신기증까지는 몰랐는데 이것도 신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좋은 일에 다 내어주고 나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는 거지. 하하하...”

 

죽음의 문지방까지 한 번 갔다 오신 분이 유쾌하게 이 말을 하실 때, 그 표정에 담긴 기쁨의 빛이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을 내내 밝혀 주었다. 최고의 기쁨은 침묵 속에 있다지만 좋은 것은 말해야 하고 나누어야 커진다. 매미소리 울울창창한 날에 웰다잉을 다시 생각해본다. 99일은 장기기증의 날이다.

 

 

 

- 부산남구신문, 오피니언 오륙도글밭 (2018.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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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문 열리는 소리에 화들짝 눈을 뜬다. 귀 익은 목소리가 뒤이어 들린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치워놓고 눈 붙일 걸. 볼멘소리 할 짬도 없이 손목이 낚여 일어난 등짝을 불콰한 웃음소리가 떠민다.

 

형님 잠자리 좀 어서 펴 드리지, 마누라!”

 

이런 호칭은 남자의 기분이 한껏 들떴다는 증거다. 옷을 훌렁훌렁 벗고 속옷만 걸친 채 호기를 부리는 그를 흘겨주고 주방으로 간다. 천천히 감귤주스를 두 잔 따르며 표정을 가다듬고 거실로 나온다. 벽시계 바늘이 새로 네 시를 향해 달팽이 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시간이 좀 어정쩡하지만 오랜만에 뵙는 아주버님이 반갑다.

 

제수씨, 거기 걸어 놓으니까 멋지지요?”

 

화가 아주버님이 소파 뒤편 벽을 받히고 있는 커다란 그림을 쳐다보며 말을 건넨다. 오래전에 열린 개인전시회에서 구입한 작품인데 집 한가운데 걸어 놓았다는 사실조차 잊은 사물이다. 크림색 원목에 견고하고 절제된 모양새가 돋보이는 액자 안에서 낙천적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노란색 물고기 다섯 마리가 유영遊泳하고 있다.

 

종부宗婦인 여자에게 시숙이 있는 건 남자에게 유일한 외사촌형이 있어서다. 독신을 고집하는 두 살 위의 형은 집안 어른들의 염려 섞인 지청구 앞에 어느 여자를 고생 시키려고 결혼하겠냐며 씨익 웃어 보이곤 한다. 부산의 모 대학에 미술 강의를 맡아 일주일에 두어 번 오가는데 오늘은 유년시절 함께 자란 사촌 동생을 만나 술 한 잔 나누고 집까지 끌려온 참이다.

 

형님, 나는 그림은 잘 모르고, 저 그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하나죠. ‘진주에서라는 글자요.”

 

속옷 바람 남자는 이 말을 끝으로 어느새 코를 드르렁거리며 거실 바닥에 큰 자로 뻗는다.

 

진주! 우리 부모 대에 대한 생각, 제수씨는 이해 못 할 겁니다. 우린 그런 게 있거든요. 말로 다 하지 못해 한이 된 그런 거요.”

 

그림의 왼편 중앙에 세로로 누운 진주에서라는 검정 글자에 시선이 머문다.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늘 진주를 고향이라고 말하는 동반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고향은 두 가지 의미지. 태어난 곳도 되지만 선대 어른의 고향, 선대의 묘가 자리하고 있는 곳도 돼. 그러니 당신 고향은 황해도 신막읍도 되는 거야. 장인어른의 고향이 그곳이니까.

 

고향이라고 하면 여자는 늘 출생지인 서울보다도 여섯 살 이후 오래 살아온 부산을 말한다. 아버지의 고향 황해도 땅을 고향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여자는 아버지가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를 부르며 꿈꾸는 표정이 되던 순간을 떠올린다. 나직이 노랫말을 따라 읊조리며 대물림이 된 듯한 향수鄕愁를 느끼곤 하던 순간을.

 

가난한 종손의 고향, 진주 이야기는 만석꾼을 자랑하던 집안이 기울기 시작한 시점에서 시작해 그 전후前後를 오간다. 독립운동으로 재산을 다 털었던 증조부는 집안 종들의 노비문서를 모두 불태워 주었고 좌익으로 몰려 묘조차 없는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 진주와 선대先代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남자를 유별나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모 일간지에 실린 진주의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는 미담美談을 읽은 후 달리 보게 되었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상실감에 고뇌하던 종손의 어깨도 다시 보게 되었다. 허름한 그 청춘도 서럽게도 찬란할 황혼녘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으니 꿈이 어떤 것이었든 이상이 어디까지였든 이제 어떻게에 더 의미를 두는 게 맞을 것이다.

 

창밖은 아직 어둑하다. 새벽의 고요 속에 시숙과 단둘이 앉아 있자니 못내 불편하다. 거실바닥에 납작 누워 있는 남자는 여자의 속을 다 알고 있다는 듯 입가에 뭉게구름을 피우고 있다. 이런 능구렁이 같으니라고.

겸연쩍어 하는 아주버님에게로 슬며시 눈을 돌린다. 나이 들어가면서 몸에도 세월의 살이 붙어 청신한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진주 이야기를 하며 스쳐 지나가는 표정에 결혼 후 이십 대의 여자가 보았던 예전의 그 분위기가 묻어난다. 후리후리한 키에 긴 다리가 불러일으키는 비현실적 낭만, 꿈꾸는 눈동자가 되비추는 영원한 동경, 자조적이거나 호탕하거나 그 웃음소리에 배어 나오는 명랑한 우울 같은 것.

 

자신이 그린 그림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중년 화가의 적당히 살 붙은 얼굴이 둥그스름한 물고기의 윤곽과 닮아 있다. 웃으면 물수제비처럼 퍼지는 눈매가 시시한 인간사 무심한 듯 둥그스름한 물고기 눈과 흡사하다. 유독 덩치 큰 녀석의 멀뚱멀뚱한 눈이 말한다. 무슨 일 있어요? 그냥 바람 따라 물결 따라 춤이나 추지 않겠어요?

 

물고기들이 분방한 붓질을 타고 노닌다. 검정과 노랑으로 보색을 이루는 물결과 지느러미, 굵고 가는 곡선들이 서로 찌르지 않고 자유자재로 공간을 넘나든다. 상모자락 휘날리듯 물고기와 물고기, 물결과 물결이 틈과 틈에 머물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며 비우고 채우고 다시 비우는 한바탕 놀이마당을 펼치고 있다. 신명난다. 참말로 둥글고 부드러운 세상이지 않은가.

 

무엇을 생각하며 그렸는지 물어볼까 하다가 말을 삼킨다.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다 빛을 발하지도 않거니와 화가가 무엇을 꿈꾸며 그렸든 보는 사람은 또 다른 꿈을 꾸어도 좋으니 말이다.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저런 선, 단 한 줄도 못 긋지.”

 

여태 송장자세로 누워 있던 남자가 잠꼬대처럼 한 줄 말의 선을 그린다. 어쩌면 비슷한 꿈을 꾸고 있었던 걸까. 창밖으로 밤새 한가득 비운 세상이 새 날을 또 훌훌 담아내고 있다.

    

 

 

 

- <동서문학> 2018 여름호

 

 

 

(광안리 하늘을 전합니다. 더위에 지치지 않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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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8-08-14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은 역시 모든 것이 예술품이네요.
하늘 눈이 시리도록 푸르네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8-14 23:34   좋아요 0 | URL
하늘에 저 구름이 없다면 밋밋하겠지요 ^^
 

 

봄은 늘 그렇듯 호락호락하지 않네. 낮에 벚꽃을 배웅하고 왔단다. 흐린 하늘 아래 여린 꽃잎들이 추워 보여 마음 아리더구나. 그래도 바람이 꽃들의 소망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거라 여기며 산길을 내려왔어.

 

가을인 듯 선들바람 부는 봄밤에 너를 생각한다. 그해 너는 새내기 고등학생에 숏컷 머리를 한 뽀얀 아이였지. 우리는 벚꽃이 만발한 아파트 길을 손을 잡고 걸었다. 한 손에 과일봉지를 든 나는 진눈깨비처럼 흩날리던 연분홍 꽃잎 아래서 춘몽이라도 꾸었을까. 잠꼬대처럼 예쁘다, 예쁘다, 감탄사를 연발했지.

엄마, 나는 꽃이 싫어. 징그러워.

 

볼멘소리가 단호하게 들렸단다. 벌레를 씹은 듯 얼굴을 찡그렸더구나. 징그럽다는 느낌은 어디서 온 걸까. 점점 더 꽃이 좋아지는 나로선 신기해서 잠시 생각했어. 어느 시인은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지만 네 눈에 꽃은 자세히 볼수록 징그러운 대상이었던 거지.

 

 

봄이 그렇듯 너는 내게 쉽게 오지 않았어. 에움길로 온 네가 내 몸에 움트자 현기증과 함께 내 안의 달도 미세기를 멈추었단다. 달마다 너와 이별하고 또 다시 맞이하며 네가 오는 길을 수도 없이 쓸고 닦았지. 결국엔 뿌리 내릴 분명한 인연을 예감했던 걸까.

 

세상에 나서 처음으로 몸을 찢고 어린 생명을 내보낸 나도 꽃이란다. 등 뒤에서 수술실문이 철컥 닫힐 때에도 실감하지 못했지.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등골이 오싹한 걸 참고 열을 세며 스르르 눈이 감기기까지도  말이야. 구역질을 하며 회복실에서 의식이 돌아오기 시작할 때야 그 꽃은 제대로 겁이 나기 시작했단다.

 

병원에 있는 일주일 동안 몸은 의지와 상관없이 내 말을 듣지 않았지. 볼일을 보는 일이 가장 힘들었단다. 그렇게 완전한 무력감은 처음이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구나. 정신도 마음도 몸에 복속되어 있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몸이 점차 사슬을 풀어주자 정신을 추스를 수 있었지.

 

내가 좋아하는 어느 충청도 시인이 있어. "세상에 아름다운 검은 매화가 있다면 진돗개의 똥구멍이다"는 그의 절창이란다. 자신의 똥구멍을 다 드러내고 사는 개처럼 시를 써라. 자신의 어둠과 흠집과 상처를 다 드러내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말이지. 시는 글은 그래야 한다고 말하던 시인의 능글맞으면서도 진지한 표정이 생각나는구나. 그의 맛깔난 어록 중, "꽃은 까지려고 핀다"는 생의 여러 장르에 붙일 수 있는 후렴구란다. 비단 시뿐이겠니.

 

매화가 똥구멍을 닮았듯 어떤 꽃은 정말 버자이너를 닮았지. 인간들과는 달리 생식기를 햇살 아래 환히 내놓고 곤충과 바람의 손길을 부르는, 해실해실 웃고 있지만 징글징글한 생존본능을 몇 장의 화장(化粧)한 잎으로 감춘, 징그러워 싫다는 바로 그 꽃을 나는 너를 낳은 병실에서 받고 싶었단다. 내숭 떨지 않고 바람결 제대로 타는 그 명랑한 꽃을 말이야.

 

신생아인 네가 젖을 빨던 때에 이마에 돋던 가느다란 혈맥이 떠오른다. 세상에 피어나 살아보겠다고 빨아대던 보드랍고도 빳빳한 입술과 혓바닥. 마른 땅의 물기를 남김없이 빨아올리겠다는, 그 맹목의 힘이 어디서 다 나왔을까. 젖이 나오지 않던 나는 너무나 아파 비명을 지르며 너를 밀어냈지. 이후로도 너와 함께 하루하루를 보내다 몸과 마음이 한계에 달할 때면 너를 밀어내곤 했던 순간들이 생각나는구나. 얼마나 놀랐을까. 세상이 너를 밀쳐낼 때마다 얼마나 상심했을까.

 

잠이 없고 호기심 많던 어린 너를 돌보기란 24시간 오로지 너에게만 집중한다는 걸 의미했단다. 나도 세상에서 처음 감당하는 일이었지. 먹고 싸는 일을 돌보는 게 많은 부분 차지했어. 하루에 스무 장도 넘게 나오는 천기저귀를 큰 대야에 모았다가 네가 잠시 혼자 놀거나 아주 잠깐 잠이라도 들면 부리나케 세탁했지. 잠시 아랫도리를 벗겨놓은 사이 똥을 싸서 조물락거리며 거실바닥에 칠하고 눈을 반짝이며 즐거워하던 일곱 달짜리 목숨. 머리가 텅 빌 정도로 하루도 거르지 않던 단순노동의 가치가 너의 똥구멍을 위한 신성한 시간이었다는 걸 너는 모르겠지.

 

너는 황금색 똥을 참 예쁘게 내놓았단다. 기저귀를 벗기고 닦고 들여다보고 노란 냄새도 맡고 욕실로 안고 가 씻어주고 입 맞추었지. 복숭아 살빛 엉덩이에 베이비파우더를 토닥토닥 두드려주며 몽롱해지던 그 냄새, 그 촉감을 어찌 잊을까.

 

그 냄새는 생각지도 못한 때에 다시 나를 급습했단다. 너의 외할머니가 직장암 수술을 하고 내가 간호하던 때였지. 배변이 여의치 않아 고통스러워하고 뒤처리를 어려워 하시면서도 멈칫거리던 분이 나에게 몸을 맡기던 장면을 너는 상상도 못할 거다.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던 참담한 기억이 떠올라 얼른 아무렇지 않은 듯 할머니를 도왔지. 그때 불현듯 덮쳐오던 그 노곤한 냄새에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단다. 그리고 너의 작고 보들보들한 고것을 떠올렸지.

 

기저귀를 떼고 변기에 달랑 올라앉아 큰일을 해내고 나서도 고것은 내 몫이었다. 참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면 네가 엎드려 엉덩이를 한껏 쳐들고 자랑스럽다는 듯 나에게 내맡기던 고것이 얼마나 귀여웠던지 너는 모를 거야. 똥구멍은 정말 대견한 일을 하는 거다. 몸은 실로 위대한 거지. 감추고픈 검은 꽃을 나를 믿고 온전히 내보이는 불완전한 존재를 너라면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요즘 나는 꽃을 만나면 최대한 가까이 가서 들여다본단다. 생김도 색깔도 냄새도 다 다른데다 자세히 볼수록 눈물 나게 사랑스럽지 뭐니. 온몸으로 낙화한 동백 꽃송이를 볼 때면 그 열혈생명 앞에 쪼그리고 앉지. 손바닥에 들어 올려 코도 가까이 갖다 댄단다. 옅어졌다 해도 제 향을 숨길 수야 있을까. 너도 나도 각자의 향기를 가벼이 풍기지 않으면서도 고이 간직하는 사람이길...

 

아직은 꽃이 징그럽다는 너는 또 얼마나 순연한, 꽃 중의 꽃이냐.

 

 

 

- 월간<문학도시> 201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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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8-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 읽었습니다. 수필가는 역시, 문인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문학적인 사람이 문학적인 글을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8-14 11:01   좋아요 0 | URL
페크 님, 관심과 애정에 늘 고맙습니다.
무더위에 지치지 않는 하루 되세요^^
 

패스트 패션이 숨기고 있는 것들

 

 

                                                                   

                                                       

 

상하이는 길 하나를 두고 두 얼굴을 동시에 드러내는 도시다. 시내에서 가까운 수향마을 치바오는 물길 하나를 두고 그렇다. 치바오올드스트릿Qibao Old Street 이정표를 따라 한쪽으로 신식 아파트가 서 있는 물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오래된 집들이 물가에 나란하다.

 

시간이 정지한 물가 버드나무 가지에 움이 트고 있었다. 물길을 따라 집집마다 내어 걸어놓은 옷가지며 이부자리가 눈길을 붙들었다. 봄이라기엔 이른 날에 한낮의 햇살이 직물들을 온후한 손길로 매만지고 있었다. 한눈에도 촌스러운 무늬와 색깔, 빛바랜 색감과 날강한 질감이 연륜을 짐작하게 했다. 늙수그레한 옷들이 누구나 보는 곳에 그림액자처럼 내어 걸린 물가를 홀린 듯 느리게 거닐었다.

 

집으로 돌아온 다음 날, 서랍들을 하나씩 열어젖혔다. 옷가지들이 아우성치며 튀어나왔다. 몇 년 동안이나 바깥 구경을 못한 옷들이 수두룩했다. 재활용함으로 옮겨 놓지 않았을 뿐, 버린 것이나 다름없는 옷들이었다. 당장 내어 걸어도 치바오에서 본 그 옷가지들보다 새 것이고 나아보일 것들이었다. 퍼질러 앉아 옷가지들을 샀던 때를 더듬어 보았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고 사지 않았어도 그만이었던 무의미한 옷가지들이 많았다. 저렴하니까, 편해 보여서, 유행이니까, 품절될까 봐, 그냥 무엇이든 사고 싶어서. 이런 이유들을 달아 즉흥적으로 샀던 옷들이었다. 소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림의 미학이 상찬 받기 전, 빠름이 미덕이 되어버린 지는 오래다. 의식주에도 빠름의 열풍이 불어 집도 몇 개월이면 지을 수 있고, 패스트 푸드점의 문어발은 글로벌하다. 먹을거리에 대한 논의는 이미 다양하고 각성도 많이 일고 있지만, 패스트 패션에 길들어 입을 거리에 대한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보는 경우는 드물다. 갖가지 옷가지들을 쉽게 사고 날마다 갈아입고 살면서 옷 하나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에게 오는지 생각해 보았던가.

 

저렴해서 좋다고 구매한 옷가지들이 이렇게나 싼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어떤 희생이 전제되었을까. 저 옷가지들의 진짜 가격은 얼마일까(다큐멘터리 영화 ‘The True Cost’ 참고). 대량 생산으로 쏟아내니 다 팔리지 못하고 금방 유행이 지나 버리는 옷가지들은 얼마나 많으며, 대량 쓰레기가 된 옷들은 또 어떻게 폐기될까.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은 의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새로운 디자인과 아이디어를 빠르게 매장으로 확산시키며 최신 유행을 빠르게 선도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빠름의 조류에 맞추어 획기적인 역할이다. 다양한 판매 채널을 통해 유행 디자인이 빠르게 유통되고, 운송시간도 빠르게 하려고 공급망을 간소화해 제품의 회전율을 높인다. 제품과 서비스 양면에서 단순성, 편리성, 접근의 용이성, 상품의 다양성,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지갑을 쉽게 열게 한다.

 

소비자는 새로운 스타일의 옷을 핫hot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즐긴다. 한 계절 부담 없이 입고 싫증나면 버려도 아깝지 않은 게 옷이라 여긴다. 소진된 제품은 다른 디자인의 제품으로 대체되므로 마음에 들면 재고해 볼 여지도 없이 곧바로 구매하게 되고, 매출은 더욱 높아진다. 패스트 패션은 기업의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소비욕도 채워 주어 합리적인 소비를 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이는 것으로만 평가한다면.

 

국내에도 지점이 많은 ZARAH&M 같은 대표적인 패스트 패션 업계의 소유주는 엄청난 부를 쌓고 있다. 그들이 쌓은 부의 탑, 그 밑바닥에는 빈민국의 노동자들이 퀭한 눈을 하고 엎드려 있다. 이들은 저렴한 옷가지 하나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재봉틀을 돌린다. 60퍼센트는 여성들이고 어린 노동자들도 많다. 빠른 납품일을 지키려 야간작업을 하다 허술한 공장이 무너져 내려 많은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그 전날 공장 지붕을 손보아 달라는 요구가 무시되었던 것이다. 지구촌 곳곳의 소비자들이 경쾌한 음악이 흐르는 넓은 패스트 패션 매장에서 유행 디자인의, 비교적 저렴한 상품들에 끌려 옷가지들을 고르고 있을 때였다.

 

패스트 패션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빈민국의 노동력 착취에서 끝나지 않는다. 패스트 패션의 수요 증가로 면화의 수요가 늘어, 면화 재배 과정에서 사용되는 농약과 살충제의 사용량이 증가한다. 늘어나는 의류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도 환경에 해로운 물질이 다량 발생한다. 청바지 한 장은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은 2700리터의 물이 들 정도로 염색과 가공 과정에서 엄청난 물이 필요하다. 당연히 폐수의 양도 많아져 농경지가 오염되고 사막화가 증가한다.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폐기라는 반복 과정은 자연을 훼손하고, 결국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내어놓는 일이다.

 

무엇보다,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폐기하는 습관은 생의 전반에서 짚어볼 문제다. 우리 의식에도 진중하고 장기적인 선택보다는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선택 방식이 자리하게 된다. 장롱 안쪽에는 이삼십 대 때 입던 옷들이 아직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도 있고, 버릴 수 없는 마음이 담긴 것도 있고, 재질이 좋아 리폼reform한 것도 있다. 덜 버리려면 먼저 선택의 시점에서 보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하고 윤리적인지 가름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윤리성은 자타가 함께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전제로 한다.

 

실을 잣고 베를 짜고 여러 과정을 거쳐 손수 옷 한 벌을 짓던 시절은 지났다. 세상은 변하고 우리의 가치관도 생활방식도 시대에 맞게 변한다. 그럼에도, 변해야 함에도,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들은 여전하다. 옷가지 하나에도 영혼의 가치 회복이 필요하다면 우리의 소비는 어떤 방향이어야 할까. 주말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 몇 가지 옷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딸아이에게 이제는 단호하게 말해 줄 것이다. 조금 더 생각해보고 그래도 꼭 필요하다면 그때 사자고.

 

바람 햇살 조화로운 날, 집 앞에 의자 하나 내어놓고 볕바라기 하고 있던 치바오 노인의 깊은 눈이 생각난다. 노인의 어깨 위로 식구들의 누추하지만은 않은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다.

 

 

 

- <현대수필> 201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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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8-01-03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처 생각 못했는데 정말 반성하게 되네요.. 이 글 읽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자라를 즐겨 입습니다. .마자.. 왜 그런 구조를 생각하지 못해쓸까...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1-04 10:40   좋아요 0 | URL
누구나 그렇지요. 자주 돌아보며 사는 수밖에요.

혜덕화 2018-01-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아이들 옷 사는 거 보면, 옷을 일회용품처럼 사고 소비한다고 느꼈어요.
우리 아이들 어릴 때 동생이 옷 만들어서 보내준 거, 참 소중하게 입혔던 기억도 나네요.
그래서 저는 옷 만들기를 배워보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아이들 결혼하면 손자, 손녀 생길테니 만들어 주고 싶어서...
친구들이 말리더군요.
만들어줘도 안입는다고,
돈으로 주는 게 낫다고.^^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1-04 10:43   좋아요 0 | URL
친구분 말씀이 맞을 수도요. 실리적으로 살더라구요 다들. 현금에 마음이 ㅎㅎ 그래도 혜덕화 님 마음이 참 푸근하니 좋게 느껴져요.

꿈꾸는섬 2018-01-0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리지 못한 옷들, 생각하지 않고 무심히 샀던 옷들, 저도 옷장 가득한 옷들이 절로 생각나요.
‘무엇보다, 빠르게 소비하고 빠르게 폐기하는 습관은 생의 전반에서 짚어볼 문제다‘ 정말 짚어보고 반성도 하고 저를 돌아보고 해야겠어요.^^

그리운 프레이야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섬세한 프레이야님의 글 보며 닮고 싶고 부럽고 그래요.ㅎㅎ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8-01-05 10:34   좋아요 0 | URL
책이고 옷이고 뭐든 자꾸 쌓이네요.
작년 말에 어느 노문우의 집에서 하룻밤 묵었는데 어찌나 정갈하게 해놓고 사시는지
반성했어요. 군더더기 하나 없이 정리해두고 사시는데 비결을 물어보니
이사 오면서 엄청나게 많이 다 버렸다고 하시더군요. 나같으면 버리질 못하는데다
정리했다 하더라도 또 쌓일 텐데요...

글 꾸준히 쓰시길 바랍니다.
때론 힘들 수 있지만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즐겁고 고마운 일이지요.
응원해요!!!
 

환절기 처방전

 

 

 

시간이 급행으로 달린다. 달력을 넘기다 문득 올해도 한 장 남았구나 싶어 화들짝 놀란다. 종이 한 장 분량의 시간이 벽에 달랑 걸려 있는 게, 참 가볍다 싶어 슬몃 웃음이 난다. 갈바람에 흘러내린 머릿결을 쓸어 넘기듯 남은 한 장을 쓸어 본다.

 

십일월이 사람이라면 수수한 옷을 입고 무덤덤한 얼굴을 한 여행자일 것이다. 꾸미지 않고 씨익 웃는 이가 가지런히 빛나는 눈빛 맑은 사람일 것이다. 길이라면 녹음이 넘치지 않으나 허름하지도 않은 편안한 숲길일 것이다. 그 길로 발을 놓으면 한없이 푹신한 낙엽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체로키족은 십일월을 산책하기에 알맞은 달이라 불렀다.

 

우리는 늘 계절과 계절 사이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한 계절이 우리를 온전히 그러안았던 적이 있었나. 우리가 온전히 그 계절을 살아낸 적은 또 있었나. 그저 경계에 서서 머뭇대다 계절은 어깨뼈를 보이며 가 버리고 아쉬운 눈인사만 남긴다. 너도 나도 어쩌면 하나의 계절이었던 것 같다. 그 계절의 이름은 무엇이었을까.

 

십일월은 이런 생각을 부추기는 달이다. 봄도 가을도 한적한 간이역에서 안녕을 고했다. 꽃바람 향기와 함께 기차를 떠나보내듯 그렇게. 행복은 간이역 같은 것이라지만 간이역에 머물러 꽃노래만 부를 수는 없다. 봄도 가을도 생의 기차를 타고 달리고, 우리는 그 기차에 몸을 싣고 궤도를 돌고 돌아 내리고 다시 오른다. 완행열차면 좋겠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아무려면 어떠리. 여름은 무성했던 초록만큼이나 짙은 기억의 우물 속에 묻어두는 편이 낫겠다.

 

아름답지 않았더라면 가버리지도 않았을 계절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본다. 그리하여 가을과 겨울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가을도 겨울도 다분히 그러안고 있는 달, 그 들머리에 서면 겨울나무의 거룩한 앙상함을 찬미할 일만 남는다.

 

십일월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존재증명을 한다. 물 빠진 날염 천 조각처럼 슴슴한 멋이 있다. 찬란했던 단풍의 꿈이 지상에 내리고 드높은 하늘의 깃발도 내릴 준비를 한다. 계곡을 쓸어내리는 물도 소리를 낮추고 낮게 엎드린다.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갸륵한 마음을 품고 순하게 돌아서 가는 물길이다.

 

십일월의 우뚝한 나뭇가지 끝을 하염없이 올려다보았다. 고즈넉한 산사의 계곡 물소리를 담으며 올라가는 걸음이었다. 죽죽 벋은 나뭇가지 저 끄트머리, 하늘을 이고 매달려 있는 작은 이파리들이 간당간당한 생의 바람결을 따라 춤을 추고 있었다. 찰랑찰랑 어디선가 작은 캐스터네츠들의 합주가 들려오는 듯했다. 늦가을이라기엔 겨울에 가깝고 초겨울이라기엔 가을에 가까운 날에 겨울을 채비하는 의식이라도 치르고 있었던 걸까.

 

영롱한 햇살에 어룽대며 온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명멸하는 이파리들, 그 작은 목숨이 무리 지어 나풀대는 나비들 같아 한참을 바라보았다. 조금만 더 지나면 저 경건한 나비들은 천상에 안녕을 고하고 지상으로 귀향할 것이었다. 경이로운 찰나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았더라면 잡을 수 없었을지도 모를.

 

 

나희덕 시인은 시 <11>을 이렇게 노래한다.

 

 

바람은 마지막 잎새마저 뜯어 달아난다

그러나 세상에 남겨진 자비에 대하여

나무는 눈물 흘리며 감사한다

 

길가의 풀들을 더럽히며 빗줄기가 지나간다

희미한 햇살이라도 잠시 들면

거리마다 풀들이 상처를 널어 말리고 있다

 

낮도 저녁도 아닌 시간에,

가을도 겨울도 아닌 계절에,

모든 것은 예고에 불과한 고통일 뿐

 

이제 겨울이 다가오고 있지만

모든 것은 겨울을 이길 만한 눈동자들이다

                         

 

십일월이면 마음이 분주해진다. 한 해를 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과 한 해가 지고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 나기 쉬운 달이다. 한 계절을 보내고 다른 계절을 맞이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도 몸도 교란되기 쉬운 달이기도 하다. 혹여 환절기가 무성격하다고 느껴지는 건 그 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지 않은 무신경이나 무관심 때문일 수 있다. 심지를 지키며 묵묵히 자신의 계절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십일월을 닮지 않았을까.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세요.”

 

우리가 자주 주고받는 인사말이다. 감기는 계절과 계절 사이, 면역력이 떨어진 자리에 얼씨구나 찾아간다. 환절기는 우선 마음과 영혼의 면역력부터 강화하는 데서 시작해야겠다. 겨울나무를 닮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꿈을 꾸되 들뜨지 않는 담대한 겨울나무처럼, 환절기는 그렇게 맞이하면 좋겠다.

 

단단함 한 스푼에 겸허함 한 스푼, 충분한 물과 함께.

 

 

 

- <국보문학> 201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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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5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6 13:46   좋아요 0 | URL
힘 주시는 말씀 훈훈하네요.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 2017-12-15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십이월의 절반이 지나는 날이네요.
시간의 흐름에 점점 무디어 지면서 그냥 시간인갑다, 하는 마음이 들어요.
그런 제 상태가 마음에 듭니다. 초연하고 싶은 건 내내 소망이었으니까요.

환절기를 훌쩍 넘었으나, 감기 조심하셔요. 쪼옥~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6 13:48   좋아요 0 | URL
그럼요.이제 그러한 나날을 어느 정도 다 지나왔지요. 덤덤하면서도 유연하게 ^^ 울마고님도 감기 조심 !!

서니데이 2017-12-1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이 매일같이 춤습니다.
오늘은 조금 덜 추운 것 같지만, 그래도 감기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6 13:50   좋아요 1 | URL
삼한사온네요. 감기조심하시고요 서니데이 님

비로그인 2017-12-1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11월을 좋아하는데... 이 글 참 좋네요~ 11월의 그 스산한 고즈넉함이 물씬 느껴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6 13:53   좋아요 0 | URL
11월 좋아하시군요. 어느 달이든 그 얼굴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새 12월도 중반을 지나요. 반갑습니다

페크(pek0501) 2017-12-17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문학적인 글을 쓰시다니... 문학의 향기를 물씬 맡으며 따끈한 차 한 잔 마신 기분이 듭니다.
차 한 잔, 감사합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7 22:47   좋아요 1 | URL
날도 찬데 따끈한 차 한 잔 후후 불어 마셨나요? ~^^ 저의 즐거움.

감은빛 2017-12-18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 사람들은 시간을 화살에 비유했다는데,
저는 총알에 비유하고 싶네요.

올해가 언제 다 지나가버리고, 이제 일주일도 채 안 남았던가요?
이렇게 또 해가 지나가고 나이 한 살을 더 먹네요.
한 것도 없이 시간만 그저 흘러보내는 것 같아요.

바쁘게 살았건만, 돌이켜보면 뭐 하나 내세울 일이 없네요.

그래도 프레이야님의 처방 덕분에 남은 시간 힘을 내 보자고 다짐해봅니다.
고맙습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19 17:25   좋아요 0 | URL
네. 마음이 스산해지는 시기에요. 마음에 단단히 좋은 처방하고 힘내자고 다짐해 봅니다. 감은빛 님도 그러하시길.

2017-12-23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2-23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7-12-23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북플 서재에는 빨간 등이 예뻐요.
곧 크리스마스이고 연말도 진짜 조금 남았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메리 크리스마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23 19:32   좋아요 0 | URL
네. 붉은등불처럼 따뜻하면 좋겠어요. 호이안에서 담은 등불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북프리쿠키 2017-12-23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즐거운 성탄절 되시길 바랍니다.^^;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23 19:43   좋아요 1 | URL
북쿠키 님도 따스한 성탄과 연말 보내세요~^^

서니데이 2017-12-27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 연휴 잘 보내셨나요.
올 겨울은 추운 날이 많은 것 같아요.
프레이야님 따뜻한 저녁시간 보내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27 18:35   좋아요 1 | URL
연일 저녁모임 있네요. 점자도서관에서 책 두 권 마무리하고 나왔어요. 올해 가기 전에^^ 따뜻한 저녁 보내세요

라로 2017-12-29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 있는 베트남 등 사진 멋져요!!
저도 하노이 갔을 때 식당에서 찍었는데~~~지금은 그 사진이 어딨는지 ~~~ㅎㅎㅎㅎ
그얘기 하러 온 건 아니고,,,,ㅎㅎㅎㅎㅎ
지난 시간은 우리를 더 단단하게 해준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우리라기 보다 내가 소중한 것을 알 수 있는 계기였죠 ~~~😅
자기는 이미 나이를 거꾸로 먹고 있지만
나도 노력해 볼게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사랑하는 사람!💖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29 22:26   좋아요 0 | URL
변함없이 고마운 사람. 새해에도 복 많이 받고 보람차게요 ^^

서니데이 2017-12-30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올 한해 좋은 이야기 나누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그리고 희망 가득한 새해 맞으세요.
새해엔 좋은 일들은 이어져서 계속 계속 찾아오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12-30 20:02   좋아요 1 | URL
서니 님 변함없이 따스한 관심과 인사 고마워요. 새해에도 소중한 만남 이어가길요. 저는 딸 이사를 도우러 와 있어요. 생각보다 짐이 많고 힘들어요. 잠시 쉬다가 댓글 달아요. 새해는 이곳에서 맞이할 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