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는 경제책 봄나무 밝은눈 1
강수돌 지음, 최영순 그림 / 봄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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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경제책이 부쩍 많이 나오기 시작한 건 좀 되었다. 그 책들은 경제의 기본원리에서부터 올바른 경제관념, 경제활동의 주체로서 올바른 습관과 행동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돈에 대한 이야기가 필수이고 경제는 돈이라는 등식과 함께 돈을 어떻게 모을까, 에 촛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돈을 모은 어린이 사례를 담은 책도 있다.

<지구를 구하는 경제책>은 이런 어린이 경제책의 흐름을 완전히 바꾸어놓은 이야기다. 여기서 지구를 구한다는 점은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의 살림살이를 바꾼다는 말이며 지구의 환경을 바꾼다는 말을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머릿말에서도 단적으로 알 수 있듯이, 돈벌이 경제를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살림살이 경제를 가르쳐주기 위함이 궁극의 목표다. 그렇다보니 지은이의 어조는 아주 나긋하고 친절하다. 조근조근 알아듣기 쉽게 눈을 마주하며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 깊지도 얕지도 않은 내용이 아이들이 읽기에 전혀 걸림이 없으며 흡수될 것이다.

어느 공익광고에서 " 공부는 왜 해야되나요?" 라고 부모님에게 묻는 학생의 목소리를 들었다. 다 너를 위해서야, 라는 부모님의 대답에 아주 답답해하며 "그러니까 공부는 왜 하냐구요?" 라고 반문하지만 그 답을 얻지 못한다. 이 책은 그런 질문에 깊이있는 대답이 될 것이다. 하나하나 껍질을 벗겨가며 본질을 파고들어가는 화법으로 아이들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에 현명한 답을 해주고 있다.

5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데 아이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 각 장의 제목이다. 내용은 그 질문들을 아주 반가워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해주는 의식있는 경제학 박사의 답변이다. 글을 읽어내려가면 자상한 아버지 같기도 하고 삼촌 같기도 한 인상이다. 누구나가 돈벌이에만 급급한 경제가 아니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작은 노력을 담은 '살림살이 경제'를 누차 강조하고 있다. 어렵고 딱딱한 경제용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우리말로 풀어서 쓴 단어를 선택했고 실례를 설명할 때도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돈벌이만을 강조했던 70년대 우리경제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국민총행복'이라는 수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부탄이라는 나라를 소개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의미있는 이야기들이 술술 전개된다. 중국이 왜 무서운 나라인가?, 에 대한 답변도 새겨볼 만하다.

제한된 자본과 영토에서 경쟁만 부추기는 돈벌이 경제에 대한 관념을 이제는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지구를 살리며 함께 잘 살 수 있는 살림살이 경제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눈높이를 맞추어 어른도 함께 보기를 권한다. 좋은 책이다. 진지한 이야기 중간 중간에 있는 만화는 잠깐 숨을 돌리고 넘어가는 코너로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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