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둘레를 잰 도서관 사서 - 에라토스테네스 이야기 인문 그림책 3
캐스린 래스키 지음, 임후성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미래 출판사에서 인문그림책 시리즈로 나온 그림책이다. 책표지에는 어떤 남자가 손바닥에 지구를 가볍게 들고 있다. 이 사람이 누굴까? 여기서 이 그림책에 대한 호기심은 출발한다. 지구둘레를 쟀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의 직업은 도서관 사서, 게다가 아주 오래 전, 2천년 전에 살았던 인물이라는 점이 알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이 그림책은 연령에 따라 감상할 수 있는 영역이 달라 고학년까지도 보면 좋을 듯하다. 과학, 수학, 역사, 인물에 이르기까지 독자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건드린다. 지구 둘레를 재는 과정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도 나오므로 생소하지만 오히려 흥미롭다. 책의 뒷장에 용어설명란으로 한 장을 할애해두었다.

에라토스테네스라는 인물에 대한 아주 적은 기록만으로 작가는 2천년을 훌쩍 넘어 생동감 있게 인물을 그려냈다. 인물의 성격, 특히 어릴 때부터 질문과 호기심이 많고 상상력이 풍부했던 인물, 학문에 대한 열망 같은 것들이 잘 느껴진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사서로 있을 당시 지구 둘레를 재는 큰 일을 하였는데 그 과정을 멋진 그림과 함께 자세히 보여준다. 오렌지와 지구를 대조적으로 그려두고 부채꼴 모양으로 나누어 놓은 그림에서 간단해보이지만 아무도 생각해내지 않은 생각을 한 인물에 대해 호감을 가지게 된다.

작가는 에라토스테네스를 '훌륭한 질문가'로 이름짓는다. 그는 목록을 만드는 일에 열심이었다.  목록은 정보를 모으는 좋은 방법이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려보기에도 편리했다. 그리스 역사에서 중대한 일이 일어난 일도 목록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연대기'라고 한다. 작가는 이런 식으로 객관적인 기록의 중요함도 말하고 있다. 이렇게 기록을 하여도 공란이 있기 마련이다.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상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그림책은 한 인물을 따라가서 그 시대와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 사는 방식 그리고 무한한 호기심과 상상력의 힘을 작가의 멋진 '상상력'으로 잘 그려내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낯선 분위기를 잘 그리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폭신하고 톡톡한 질감과 색감이 깊은 인상을 준다.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하여 위대한 인물을 만나고 온 것 같다.

지식은 축적되는 것이다. 지식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고 상상력의 공간도 늘 비워져있기 마련이다. 그곳에 들어가 어떻게 채우느냐는 아이들의 몫이라고, 에라토스테네스처럼 그 질문이 옳든 그르든, 늘 질문을 던져보라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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