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원리를 가르치는 어린이 책들이 요즘은 다양하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하다. 딱딱하고 어려울 것 같은 과학을 쉽게 접근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쓰기도 하는데, 이 책은 사고 파는 행위를 이용했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읽기에 적합하겠다.
여기 나오는 과학 상점의 주인들은 모두 과학사에서 일획을 그은 유명한 과학자들이다. 아르키메데스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이 상점을 주인으로 등장하여 그들의 과학원리를 팔고 하루일에 끝나면 상점일지를 써서 그 원리에 대한 간단한 요약을 한다. 과학 원리를 파는 일은 독자에게 그 원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역할이다.
그 과정에서 시대를 살짝 뛰어 다른 과학자가 넘나들며 등장하기도 하여 어떤 원리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역설한다. 근거를 대며 원리에 대한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과학의 원리가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오랜 세월 여러 과학자들의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나오게 됨을 알게 된다. 그리고 위대한 과학자 뒤에는 그 이론에 뒷받침이 되는 이전 시대의 과학자들이 있었다는 점도 알게 된다. 과학은 이렇게 발전을 거듭하며 진리에 가까워진다.
이 책의 다른 장점은 실생활 속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깨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학이 생활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로서 그 원리를 좀더 알고 생활하면 더욱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학은 결국 사람을 이롭게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사건이나 사고, 기술발달은 물론 우리의 사고까지도 폭 넓고 건전한 방식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모두 16명의 과학자가 갖가지 상점의 주인으로 등장하여 자신이 발견한 과학원리를 파는 과정을 따라가며 각 장의 옆에는 '장바구니'라는 작은 코너에 중요한 과학용어나 법칙 같은 것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두었다. 3개의 가게는 주인의 이름이 실명이 아닌데, 지오, 레이니, 오조니 같은 것이다. 아이들은 이 이름도 실제 과학자의 이름으로 착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각각 그 상점의 특성을 잘 살려서 지은 이름이다. 지오는 지구를 뜻하고 레이니는 산성비와 연관한 것이며, 오조니는 오존층을 설명하면서 지은 이름이다. 삽화는 심창국님의 그림으로 만화처럼 재미나면서도 핵심을 찔러 보기에도 유쾌하다. 깊이 알기보다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하고 평소 알고 있었던 과학원리에서 조금더 알고 싶은 정도라면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