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이런 거야? 반올림 7
캐롤린 발두 지음, 김혜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5년 11월
절판


난 미래에 대해 강박 관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냐. 평범함에 대해서라구. 학교를 고르는 건 정말 불가능해 보여. 왜냐면 그건 잘못될 첫 번째 결정, 첫 번째 장소로 보이니까.-14쪽

물론 내 첫 번째 우상은 프로이트였다. 그가 발견한 것들 때문이라기보다는, 그의 '시작' 때문에, 그리고 그가 자신의 계급 사회에 도전한 것 때문에.-30쪽

우리는 전형적인 새 룸메이트 관계였다. 상호의존적이지만 약간 거리가 있는 관계. 결핍에 의한 우정 같은 것. 이런 우정은 방사성 낙진 대피소에서도 생길 만한 것이다.-44쪽

헨리를 그런 모호한 단어로 설명하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헨리는 내게는 정말 진짜였다. 다른 사람들과는 달랐다. 얼굴과 말뿐인 사람들, 나를 위해서 뭔가를 해주고 나와 함께 어떤 일을 하기도 하지만 절대 확실히 그려 낼 수 없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 그건 그림과 조각이 다른 것과 비슷하다. ...... 그래서 나는 테드에게 헨리가 그런 허상 같은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면서 조금 죄책감이 들었다.-45쪽

사실 난 여기서 발견한, 정치엔 무심하고 자기 자신에게만 관심있는 이 창조적인 유형의 인간들에게 익숙해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52쪽

이건 나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언제나 내 것을 낚아채가서 먼저 읽거나 먹어 치우는 형이 있기 때문에 이런 기분이 드는 건지도 모른다. 분명 중산층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가난의 고통을 알게 될 것이다. 누군가의 동생이 됨으로써. 가난 방지 프로그램 회의 같은 데서는 맏이들은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59쪽

군중의 소음과 혼란 속에서 피곤한 발바닥 밑으로 전해져 오는 지하철의 어렴풋한 진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있으면 그 진동에 대해선 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머릿속 깊은 곳 어딘가에서는 인식하고 있다. 발 밑에 보이지 않지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하나의 도시가 있다는 것을.-62쪽

섹스, 혁명, 과학. 아마도 이 곳에서의 내 인생의 세 가지 기초 필수품. 그리고 그것들을 이해하는 데 주어진 시간은 4년밖에 없다. 그것들이 그렇게 기본적일까? 헨리는 아마 아니라고 할 것이다. 헨리는 인생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할 것이다. -93쪽

진짜 삶은 언제 시작하는 것일까? 나는 영영 준비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 사회는 나를 협박한다. 성공하는 것만이 인생에서 유일하게 중요한 것이라고 하면서. 그게 삶인가? 방향도 없고 감정도 없고, 오로지 야망만이 있는 것이?...... 버스는 더럽고 낡고 불편했다. 내 늙은 할머니와 있을 때처럼. 나는 반감을 느끼고, 반감에 대해 죄책감을 느꼈다. 모든 게 뒤죽박죽이었다.-112쪽

나도 내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있다. 하지만 그 뒤의 삶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잊어버려서는 안 되는 전화번호나 양말 바구니 뒤에 놓여진 아파트 열쇠 같은 것이 없는 삶은.-136쪽

그럼. 그 만족시킬 수 없는 입맛하며 긴 머리카락에 빨랫감도. 맞아, 빨랫감 꼭 가져오렴! 난 네 양말과 더러운 속옷도 그립거든. 네 불쌍하고, 지치고, 배고픈 빨래 덩어리 말이다.-147쪽

아일랜드에서는 꿈에 아기가 나오면 운이 나쁘다고 한다. 그건 죽음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나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153쪽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모습에 구토를 느꼈다. 그들은 절대 올려다보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나는 이 복잡한 도시에서 역의 천장에 별자리가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고.-173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06-03-03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 3이상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