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섬의 북동 해안로를 따라 가다
함덕서우봉해변에 섰다. 여름과는 또다른
느낌. 이른 아침이라 사람도 적었다. 빗방울
조금 떨어지고, 바람이 갈귀를 잔뜩 세우고 덤벼드는 통에 뺨이 찢기는 것 같았지만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해안로 드라이브가 엄청 더 멋지겠다는
기대도 갖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하도리, 세화리 해안로에서 군데군데 차를 세웠다. 포효하는 파도에 넋을 잃고 바람에 휘청하는 몸을 가누려고 양다리에 힘을 주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 사진은 하도리 바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에서
하도리 바다 풍경을 이렇게 썼다.
˝하도리의 바다빛깔은 초록색, 검은색이 층을
이루며 펼쳐지고 여기에 흰 포말이 일어나면서
그 자체로 아름다운 색채의 조화를 이룬다.˝

이번엔 해녀불턱 보기가 목적이었다.
제주 해안에는 해녀불턱이 여기저기 있는데,
특히 하도리 해녀불턱, 눈여겨 보이는
몇 군데에선 자세히 보기.
해녀박물관 앞에 있는 불턱은 인공이고
해안을 따라가다보면 여러곳에서
자연 불턱을 볼 수 있다. 상하관계가
엄정했던 해녀들은 이곳에서 옷도 갈아 입고
쉬기도 했는데, 찬 바닷물에 언 피부가
불을 쬐면 갈라지기도 했다니‥
항일운동도 했던 해녀들의 기록과 제주해녀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해녀박물관을 월요일 휴관일이라 들어가지 못해 아쉬웠다.
다음에 다른 요일에 꼭!

☆ ˝여기는 해녀들의 싐터이자 사랑방입니다.
한 시간쯤 물질을 하다보면 힘도 들지만
바닷물이 차서 몸이 얼음 덩어리가 됩니다.
그러면 해녀들은 불턱에 와서 불을 쬐며 몸을
녹이고 쉽니다. ‥‥‥ 해녀들은 만삭이 돼도
물질을 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산기가
일어나 불턱에서 애를 낳는 경우도 있답니다.˝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159쪽


세화리의 쇼디치,라는 커피점 앞에는 이런 아기자기한 포토존이^^ 쇼디치는 영국의 지명.
영국 유학 갔다온 딸을 생각하며 지었다는
중년여성이 주인이다. 커피 한 잔 하며 언 손을 녹이면 통유리 밖으로 바다가 한눈에 든다.


201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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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6-02-1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답사팀도 여기 들렀어요~ 쇼디치는 못 갔지만...제주 해녀들의 강인함은 또 다른 감동이죠!♥♥

프레이야 2016-02-11 09:07   좋아요 0 | URL
항일투쟁도 했던 해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