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밤의 꿈 혜원 월드베스트 34
W.셰익스피어 지음 / 혜원출판사 / 1998년 7월
품절


헬레네 : 사랑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거야. 그러기에 날개를 가진 큐피드는 장님으로 그려진 거지. 사랑이 마음은 조금도 분별심이 없어. 날개와 장님, 이러야말로 물불도 모르는 성미를 나타낸 거지.-14쪽

파크 : 그러면 두 사람이 동시에 한 여자에게 애걸하게 되겠네요. 그렇게 되면 참 가관이겠네. 저는 일이 뒤죽박죽되는 걸 제일 보기 좋아하거든요.-47쪽

오베론 : 이것도 네 태만 때문이구나. 여전히 넌 실수 아니면 고의로 장난을 저지르는구나.
파크 : 아닙니다. 그림자 세계의 임금님. 이건 실수 쪽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되니 도리어 좋잖습니까? 글쎄 저자들의 이 다툼이 썩 좋은 심심풀이가 된 셈이거든요.
오베론 : ...... 그때에 이 약초를 라이샌더의 눈 속에 짜 넣어라. 이 약즙은 굉장한 효험을 가지고 있으니까, 대번에 눈의 착각은 씩겨지고 장상적인 시력으로 회복될 것이며 눈을 뜨고 이 어리석은 소동은 모두 허무맹랑한 꿈같이 여겨질 것이다.-55쪽

디미트리어스 : 그래 우리들은 확실히 눈을 뜨고 있는 것일까? 내 생각엔 어쩐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은걸.-67쪽

티시어스 : .... 광인과 연인과 시인은 머리 속에 상상이 가득 차 있소. 광대한 지옥도 좁을 만큼 악마를 보는 자가 있는데, 이것이 곧 광인이오. 연인도 광인과 똑같이 거지 계집년의 얼굴을 절세 미인같이 보거든요. 시인의 눈 또한 요기에 불타고, 천상에서 대지르 ㄹ내려다보며, 지상에서 천상을 쳐다보오. 이렇게 해서 시인의 상상력이 미지의 사물에 일정한 형태를 주자, 그 붓은 그걸 구체화 시키며 공허한 환상에다 장소와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오.-71쪽

티시어스 : ...... 하지만 정말 난 그 침묵 속에서 오히려 환영의 마음씨를 찾아냈소. 마구 조잘대는 건방지고 무엄한 웅변보다는 그렇게 겸손하고 황공해 하는 충실성이 나로선 훨씬 더 좋게 느껴졌소. 그러니까 경애심과 혀를 속박당한 소박한 마음씨는 말이 없으면 없을수록 나에게는 더욱 웅변처럼 들린단 말이오.-74쪽

파크 : 혹시 저희네 요정들의 한 짓이 마음에 안 드시거든, 이렇게만 생각해 주십시오. 잠시 졸고 계시는 사이에 꿈을 꾸신 거라고요. 그래야 화도 풀리실 것 아닙니까. 이 빈약하고 보람없고 꿈 같은 연극을 부디 과히 꾸짖진 마십시오.-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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