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나무 국민서관 그림동화 35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서남희 옮김 / 국민서관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패트리샤 폴라코는 난독증을 앓았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에야 글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하는 그녀는 장애를 이겨내는 과정을 그림책을 통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의 그림책에는 의미있는 타인들이 등장한다. 아이가 성장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소중한 어른들. 아이의  마음을 살찌워주고 감싸주며 북돋아주는 사람으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선생님을 등장시킨다. <고맙습니다, 선생님>에서는 멋진 담임선생님을 통해 글을 읽는 마음의 눈을 틔우고 열등감까지 이겨내는 과정이 감동적으로 그려져있다.

<꿀벌나무>에서 주인공 초롱이는 책을 읽기 싫어한다. 실제로 유태인 혈통의 할아버지는 지혜로운 방식으로 책읽기의 즐거움과 중요함을 깨우쳐준다. 이 그림책은 책 읽는 과정의 즐거움과 그 결실의 달콤함을 말해주고 보여준다. 책을 읽는 과정을 꿀을 모으는 벌꿀을 찾아가는 유쾌한 모험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 길에는 여러부류의 사람이 합세한다. 아주머니, 아저씨, 아가씨, 양치기소년, 거리의 악사 그리고 거위 한 마리까지, 책은 누구나가 좋아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해 준다.

'달콤한 모험'을 직접 달려서 한 것처럼 책 속에 든 달콤한 꿀은 직접 찾아나서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할아버지는 책표지 위에 꿀벌나무에서 가져온 꿀을 한방울 떨어뜨리며 초롱이에게 말한다. 책 속에도 이렇게 달콤한 것이 들어있다고 말이다. 아이들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달콤한 것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를 물어보고 직접 대답해보게 하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을 보고 책을 읽기 싫어하던 아이가 당장 책을 좋아하게 되지는 않을지 모르겠으나 분명 책을 읽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는 보물에 눈을 반짝여볼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을 가질 것이다.

꿀벌을 따라 정신없이 달려가는 무리들 중 이야기의 순서와 조금 다르게 그려져있는 부분이 있다. 아이들은 이런 것까지 자세히 본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재미있게 우리식으로 번역되었다. 산노래군과 연두양, 완두양, 금반짝양 그리고 복조리아줌마를 만나보면 신나고 활기차다. 꿀을 가지고 돌아온 모든 사람들이 즐거운 파티를 하고 홍차와 빵 그리고 꿀을 나누어 먹는 장면은 시끌벅적하면서 감동을 공유하는 느낌이 든다. 꿀은 그렇게 나누어 먹으며 맛보아야 제맛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지식은 나누고 감동은 함께 느끼는 장면이다. 2학년 아이들과 함께 보았고 모두 재미있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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