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각의 소유자로 익히 알고 있는 철학자 니체와 칸트, 그리고 소로 이외에도 루소, 랭보, 간디, 프루스트 등의 걷기에 대한 철학과 사유를 바탕으로 걷기,를 철학한 책이다. 세계와 나를
사유해볼 수 있는 제법 유용한 책.


소로의 월든,은 다른 어떤 여행이야기보다 더 매혹적이다. 실제로 극단적인 모험을 진부한 것으로 만드는 전이에서는 급진성이 느껴진다. 걷기 위해 아주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무리 자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걷기의 참뜻은 이타성(다른 세계들, 다른 얼굴들, 다른 문화들, 다른 문명들)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문명화된 세계의 가장자리에 서 있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 그것은 바깥쪽에 있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들 바깥쪽에, 고속도로 바깥쪽에, 이익과 빈곤의 생산자들 바깥쪽에, 그리고 겨울해의 부드럽고 연한 빛과 봄에 부는 미풍의 상쾌함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나은 할 일이 있는 진지한 사람들 바깥쪽에 있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진리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문제이기도 하다. 걷는다는 것, 그것은 곧 현실을 체험하는 것이다. 순수한 육체적 외재성이나 어떤 주체에게 중요한 것으로서의 현실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으로서의 현실이다. 즉 그것은 견고함과 저항의 원칙이다. 걷는다는 것, 그것은 곧 한 걸음 한 걸음마다 그 원칙을 시험하는 것이다. 땅이 버텨내기 때문이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나의 몸무게는 받침점을 발견하여 튀어 오르고 도약한다.

견고한 배경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월든>

p14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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