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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보면 ㅣ 문지아이들 24
윤동주 외 지음, 최윤정 엮음, 한유민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5월
평점 :
엮은이에 우선 믿음이 간다.
모두 다섯 꼭지로 참 좋은 시들을 모아두었다.
굳이 아이들이 읽어야하는 동시집이라고 한정 짓고 싶지 않다.
실제로 작가의 말처럼, 동시가 아닌 시들도 여럿 섞여있다.
아이들의 즉물적인 사고와 감정으로 잘 느껴지지 않을 수 있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대답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다지 문제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마음의 눈으로 보고 느끼기를 연습할테니 말이다.
억지 흉내말이나 억지 비유, 억지 상상력으로 겉만 번지르르한 동시는 여기서는 없다.
아이 자신의 솔직한 마음, 가족의 깊은 마음, 이 세상 모든 목숨 있는 것들을 향한 마음,
가난한 자와 장애있는 친구의 마음,
외톨이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착한 마음,
어두움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 하나 마음 속에 간직하고 나아가는 법
그리고 맑고 순수한 우리말의 맛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시들이다.
여러번 소리내어 입으로, 마음으로 낭송해보면 좋겠다.
삽화 또한 시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잘 풀어주어 재미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시 세 편을 골라 돌아가며 낭송을 하게 했는데
한 여자아이가 백석의 거미를 골랐다.
2년을 만나는 동안 그 아이의 마음의 키가 어느새 그렇게 자랐구나싶어 반가웠다.
꼭 권하고 싶은 시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