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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아빠, 호호 엄마의 즐거운 책 고르기 - 책의 달인 199명이 말하는 최고의 어린이 책 256
가영아빠 외 198명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에 글이 실린 사람으로서 리뷰를 써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어 리뷰를 쓰기로 합니다. 그동안 좋은 책을 골라주자는 의도로 나온 책이나 리스트들은 무수히 많았지만, 독자들이 쓴 서평을 토대로 책을 고르고 기획한 책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그 점에 있습니다. 독자들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읽고 느끼며 벅차올랐던 느낌들을 고스란히 풀어놓은 책이기 때문에, 프롤로그에서도 언급되었듯이 그 '현장성'이 첫번째 미덕입니다. 또 한가지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독자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공정성'에 있습니다.
독자들의 글이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을 상쇄할 정도로 역량이 보이는 분들의 글이 많습니다. 틀에 매이지 않는 시각으로 뜯어보기도 하고 몸으로 느끼고 쓴 글들이었습니다. 그러니 전문가들의 예리하기만 한 글보다 감동이 더 한 것은 당연합니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어린이책 분야의 스테디셀러는 거의 모여있다는 것입니다. 신간을 원하는 분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 기간을 두고 꾸준히 독자들에게 읽힌 책을 감히 '고전'이라 부른다면 그런 수준의 보편타당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좋은 책들이 모여있다는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나눈 각 장의 뒷편에는 주제별로 추천하는 책을 모아두었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3명의 답변자가 자신의 자녀와 그리고 다른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경험했던 사실들을 토대로, 가정에서의 독서지도에 길라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부족한 점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가감없이 솔직하게 평소의 소신과 경험에서 얻은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독서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것도 없겠습니다. 하지만 어딘지 부족하고 뭔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평범한 엄마 아빠에게 이 책은 아주 색다른 길라잡이의 역할과 함께 잔잔한 감동을 줄 것입니다.
책이 꽤 두꺼운 편인데, 영유아편과 초등편을 나누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며, 중학생 이상의 청소년편도 기획해 봄이 어떨지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