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아이 안젤리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0
폴 젤린스키 그림, 앤 이삭스 지음, 서애경 옮김 / 비룡소 / 200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15년은 유럽연합군에 의해 1814년 엘바섬으로 귀양 간 나폴레옹이 엘바섬을 탈출하여 군사를 일으켰지만 벨기에의 워털루에서 웰링턴 장군에게 패한 해이다. 이 전투는 나폴레옹의 마지막 전투가 되고 나폴레옹은 1821년 유배지인 세인트 헬레나 섬에서 죽는다.

우연의 일치인지 의도된 년도인지, 1815년 8월1일은 안젤리카가 태어난 날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 안젤리카는 미국 테네시주에서 이 날 태어났단다. 힘도 세고 용감하고 재치있는 여자아이 안젤리카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위급한 상황도 구해주는 '늪의 천사'이다. 크지도 않고 힘도 세지 않아 억울했던 경험이 있는 여자아이라면, 이 커다란 그림책을 펼쳐 드는 순간 굉장한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나무결이 고스란히 살아나있는 종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갈색조의 채색이 자연스럽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내용은 아이들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과장되어있어 계속 탄성이 터져나온다. 도끼를 들고 뚝딱뚝딱 오두막을 만드는 두살 안젤리카의 모습도 그렇고 엄청나게 덩치 큰 곰과 벌이는 사생결단의 전투는 하늘과 땅의 전쟁을 방불케한다. 회오리바람자락을 잡아 꼬아서 밧줄을 만들고 하늘로 매다꽂은 곰의 자국이 큰곰자리 별자리가 되는, 약간은 황당하달 수 있는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아이들 눈으로 보면 놀라움 그 자체이다. 나의 막힌 상상력의 물꼬도 터주어 함께 신나는 경험을 했다.

안젤리카는 그렇게 힘도 세고 통도 크고 마음도 넓고 재치도 있다. 동네의 남자들이 제 힘만 믿고 덤비다 곰에게 당한 갖가지 그림도 재미있다. 이불이나 꿰메고 음식이나 만들지, 라며 비아냥거리던 남자들이 안젤리카가 잡은 곰으로 만든 음식으로 잔치를 벌이게 될 줄은 몰랐지.

작가는 이 그림책을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내에게 헌사한다고 하였다. 작가는 아마도 어머니와 아내의 큰 힘에 감사하는 마음을 대신한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