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헤아리며 카르페디엠 34
로이스 로리 지음, 서남희 옮김 / 양철북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장애우가 보통학교에서 일반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은가? 라는 안건으로 소토론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장애우 본인을 위해서라도 특수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쪽이었다. 반대편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장애우도 일반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그리고나서 5학년 아이들과 이 안건으로 토론시간을 가졌다. 3분의 2는 장애우도 뇌를 가진 사람이고 서로 노력한다면 충분히 일반학생들과 어울려 친해질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래! 하나의 생명을 간직하고 태어난 한 인간은 '어떠한 경우이든'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을 이 아이는 하고 있는 것이었다. 장애우 본인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어 나의 불편함을 피하려는 마음을 합리화하려는 겁쟁이는 아니었는지 부끄러웠다.

인간의 존엄성... <별을 헤아리며>는 인간 존엄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용기있는 행동을 한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있다. 밤하늘을 수 놓고 있는 크고 작은 무수한 별들은 생명의 빛이다. 나치의 마수를 피해 스웨덴으로 피한 친구 엘렌의 목걸이를 꼬옥 쥐고, 엘렌이 돌아올 때까지 자신이 걸고 있겠다고 하는 안네마리. 안네마리는 날마다 밤하늘을 보며 별을 헤아릴 것이다. 사람의 목숨은 어느 것 하나 존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안네마리가 목에 걸고 있을 엘렌의 목걸이는 다윗의 별이다. 유대인을 핍박하는 블레셋의 거인 골리앗을 담대한 믿음으로 싸워 이긴 어린 다윗의 용기를 상징하고 있다. 빛 바래지 않는 다윗의 작은 별은 고난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용감한 행동을 한 안네마리와 주변의 인물들로 보이며, 하늘의 수많은 별들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된다.

인간의 존엄성이 인간에게 하는 역할이 무엇일까? 에 대한 생각이 작가의 의도라면, 그건 바로 연약한 인간으로 하여금 그것을 지켜나가기 위한 용기있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함이 아닐까? 다윗의 별 목걸이를 목에 건 안네마리는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않고, 그냥 해야하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용기를 배웠다. 너무 알려고도 하지말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않는 정도로만 알리며 서로에게 신뢰의 눈길을 보내는 사람들의 눈빛이 퍽 힘있고 따스하게 느껴진다.

진정 가치있는 것을 지키려는 용기가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온다. 현실을 도외시하고 내세우는 명분이란 것이 어쩌면 피상적이고 무기력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것으로 밤하늘의 별은 또, 줄어들지 않고 늘어나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라크의 밤하늘 별을 헤아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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