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쟁의 희생양이 되었던 불운한 왕자, 사도세자를 소재로 한 이 책은 역사적인 사실이나 사건의 객관적인 기술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이 무한히 개입된 역사동화이다. 비유적인 표현이나 작가의 감정이 고조된 묘사가 다소 많아, 오히려 애매하게 와닿은 부분이 적지 않다. 영조 때의 심한 당쟁을 하얀 깃발과 검은 깃발의 비유로 한 것은, 그 시기의 역사적인 사실을 정확한 정보로 설명을 곁들였더라면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다. 사도세자의 내면에 촛점을 맞추어,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부정을 그리는 마음 그리고 효종의 뜻을 이은 북벌계획에 대한 원대한 꿈 등을 상세히 그린 점이 눈길을 끈다. 임금으로서 갖추어야 할 점 - 백성의 삶을 제대로 알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 - 에 대한 생각으로 고민하는 점도 인간적이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흔히 잘못 인식되고 있는 인물을 소재로 그의 인간적인 고뇌와 희망 그리고 올바른 역사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를 걸 수 있는 책이다. 다소 지리한 묘사와 너무 잦은 예스러운 어휘들이 전체 맥락을 이해하는 데 곳곳에서 걸리긴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뒤주에 갇혀 우주로, 그가 그토록 그리던 원대한 꿈을 안고 그것을 펼칠 수 있는 우주로 날아간 사도세자의 내면을 나름의 해석으로 풍부하게 그린 책이므로, 이 시기의 전후에 대한 사전 지식을 갖고 보게 하면 아이들이 좀더 편하게 인물에 접근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