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이에요 - 작은 책방 4
정하섭 지음 / 길벗어린이 / 2000년 12월
평점 :
절판


열살이면 사춘기를 생각하는 나이인가? 이 책의 주인공 유동이는 이제 막 찬란한 십대라는 이름표를 단 남자아이이다. 5년전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 빼고는 여느 아이랑 비슷한 가정 환경이다. 그런데 이 아이가 특별해 보이는 건, 자신의 여러가지 상황들과 관계들 - 엄마와, 친구와, 할머니와, 이모와 그리고 다락방과 - 을 잘 버무려나가며 마음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불만이 많이 생기고, 반항적인 마음이 많이 일고, 나를 과시하고도 싶고, 이성에게 호기심도 생기고, 신체의 변화에 민감해지면서도 자랑스럽다. 반면, 가족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고, 친구의 고민에 대해 진지하게 나름대로 걱정해주고, 타인에 대한 생각과 배려도 해보고, 남의 시선을 의식할 줄도 알고, 무엇보다 혼자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행복해 한다.

이런 징후들을 사춘기적 특징들로 보면 유동이는 분명 그 때를 맞이한 것 같다. <열 살이에요>는 또래의 아이들이 겪음직한 고민과 갈등, 생각들을 별로 튀지 않은 범위에서 대변해주고 있어 다가가기가 수월하다. 또하나의 장점은 밝고 건강하며 선한 꾸러기 유동이가 주인공으로 살아나가는 세상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유동이처럼 아담한 다락방 하나를 가지는 게 소원일 지도 모르겠다. 별들이 손에 잡힐듯 내다보이는 그런 다락방. 그곳에선 유독 내가 더 커보이는 법이다. 그래서 세상이 다 내 손에 잡힐 듯 말 듯 그렇게 아스름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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