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정말 끈질긴 환경운동 이야기
과학아이 지음 / 두산동아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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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너무 많이 나왔고 그 목소리도 높다.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한 책들 중에서도 이 책이 갖는 미덕은, 우리가 함께 누리고 살아가는 자연 환경의 주인은 사람만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에서 함께 숨쉬고 살고있는 동식물, 특히 야생동물에 촛점을 맞추어 그들의 참혹한 삶을 비추고 있다. 더구나 실제 인물들의 예를 들어 그들이 사라져가는 야생동물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는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놓았다. 초등 4학년 정도의 수준에서 알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놓은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인간의 잔인함에 온몸이 떨리기도 한다.

먼저 <희망의 이유>라는 자서전적인 책에서 침팬지에 대한 자신의 열정과 희생적인 삶을 감동 깊게 그려내었던 영국의 동물학자 제인 구달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프리카에서 침팬지와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사랑과 이해의 눈으로 세심하게 관찰하고 알아낸 사실을 그녀는 경이로운 것이라 했다. 다름 아니라, 침팬지들도 우리 인간과 똑같이 슬픔과 고통을 느끼며 사랑과 연민을 느낀다는 사실이었다. 생명체의 보편적인 감정까지도 버린 채, 새끼 침팬지가 보는 앞에서 어미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행위를 일삼고 있는 밀렵꾼들의 이야기는 분노를 일게 한다. 서커스단에서 쫓겨난 이들은 의학 실험실에서 비참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의학실험실의 동물을 가두어두는 우리의 국제 규격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최소한의 양심으로라도 이들의 마지막 삶의 여건을 개선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미국의 동물 정신병원이었다. 그곳에는 커다란 우리들에 칸칸이 여러 종류의 야생동물들이 한 마리씩 들어있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사람을 싫어하고 피해의식이 있으며 정서가 불안하고 광포한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그동안 사람에게서 받은 불이익과 비참한 대접은 고사하고, 새끼 때 눈 앞에서 어미를 잃은 아픔으로 사람을 증오하고 있기도 했다. 아기 호랑이에게 젖꼭지를 물리는 치료를 하는 장면을 잊을 수가 없다. 아기들이 먹는 우유젖병에 우유를 몇 병째 가득 부어 젖꼭지를 입에 물려주는 것이다. 젖꼭지를 쭉쭉 빨며 정서도 안정되고 그렇게 날뛰던 녀석이 순하게 눈을 지그시 감고 흡족해 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대자연은 어머니다. 모성은 생명의 기본이다. 지금 우리는 모성을 잊고 동물들을 함부로 대하고 있는 게 아닐까? 중국의 귀염동이 팬더도 갈라파고스의 희귀한 동물들도 극락조도 멸종위기에 놓여있는 동물이다. 팬더의 경우, 수가 줄어드니까 근친교배가 늘어나고, 이것은 새로운 질병이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결국 멸종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고 했다. 과학적인 사실까지 곁들여 왜 우리가 사라져가는 동물을 보호해야 하는지 납득하기가 좋다. 대자연 어머니의 한 형제로서 우리는 야생동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리고 자연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란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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