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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떨어진 작은 사람 - 모든 것이 작은 코로보쿠루 이야기 3 ㅣ 동화는 내 친구 23
사토 사토루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코로보쿠루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사람들은 그 자체로 상당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분명 코로보쿠루를 통해 우리에게 던지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에도, 아주 능청스럽게 그것은 숨기고 흥미진진한 모험의 이야기로 끌고 간다. 작가의 말을 빌면 '주제도 은유도 작품 속 깊이 묻어 두는 것이 풍부한 이야기성을 깨뜨리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다.
코로보쿠루를 등장시켜 쓴 다섯 권의 이야기 중 세번째인 <별에서 떨어진 작은 사람>은 이야기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인간을 멀리하려하는 코로보쿠루들이 인간과 관계를 맺고 살게 되는 날을 어느 정도 예견하며 준비하는 대목이 나온다. 인간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인간의 말을 배우기도 하고 인간이 좋아지기도 하는, 심리의 변화를 겪는 것이다.
이 책은, 악동이라는 평범하지만 평범하지만은 않은 아이가 코로보쿠루를 아주 우연히 손에 넣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흘간의 이야기이다. 머위 잎사귀를 들추어 보니 그 아래 몇 백명의 코로보쿠루들이 있더라면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짐작되겠다. 과장을
했다하더라도.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소인족 코로보쿠루들은 자신들의 종족을 보호하기 위해 나름의 규칙과 질서로 살아간다. 인간들의 속성, 다른 종족에 대한 배타적 이기심이 발동하여 자신들을 이용하고 자신들의 공간을 파괴하려들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코로보쿠루는 '나'이외의 타인으로 지칭되는 고유명사가 아닐까? 나와는 다른 습관과 생각으로 살아가는 타인에 대한 진심어린 이해와 배려가 없다면, 그들과 진정 하나되어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보다 사회적인, 인류애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코로보쿠루는, 우리와는 다른 문화의 사람들을 생각나게 한다. 문화적 우월성 내지는 민족적 우월성 따위의 근거없는 자만이 인류의 평화를 깨뜨리고 있는 예는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허다하다.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나란히 손잡기하는 과정에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제대로의 빛을 발하지 않을까?
넷째 권 <신비한 눈을 가진 아이>와 다섯째 권 <꼬마 아가씨 뱀밥뜨기의 모험>을 얼른 읽어보야야겠다. 코로보쿠쿠들이 다른 세계의 사람들과 손잡고 사는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