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친구들의 유쾌한 이야기 중앙문고 61
니콜레타 코스타 글 그림, 이현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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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쯤이면 첫 번째 전환기인가 하는 생각이, 요즘 내 아이를 바라보며, 든다. 자연스럽게 손에 쥐어지지 않는, 무언가 벗어나는 느낌이 아이를 대할 때마다 든다. 때론 당혹하고 낯설기까지 하다. 세상에 태어나 부모를 벗어나 제 2의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것은 당연하기 그지없는 과정인데 하면서도, 엄마로서 겪어야할 심리적인 과정이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도 자신을 도와주고 자신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사람은 이 세상에 많다는 긍정적인 생각. 이 책에 담긴 세 가지의 유쾌한 이야기를 읽으면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따스해지고 자신감도 생긴다. 어설프고 못생기고 착하지도 않은 주인공들이 자신을 이해해 주고 도움을 주는 주위의 인물들로 인해, 새로운 행복을 맛보며 사는 이야기이다.

요즘은 애완동물을 동반동물로 부르자고 한다. 혈연이 아닌, 서로 돕고 이해하는, 가족의 의미를 첫 번째 이야기의 헌신적인 고양이를 보며 알 수 있다. 남의 잘못을 꼬집는 것이 아니라, 덮어줌으로써 넉넉하게 사는 법을 배우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이성을 찾아 떠나는 말썽쟁이 딸을 떠나보내고 눈물 흘리는 왕과 왕비는 모든 부모들의 마음이다. 남을 괴롭히기만 하던 아이에게 남을 걱정하는 마음이 숨어있더라는 것은 인연이지 싶다. 부모가 발견해 주지 못한 숨은 장점을 찾아 키워주는 스승의 역할을 세 번째 이야기의 마녀 테오도라가 한다. 자신도 시행착오를 하며 꼬마 용 드라게토의 장점을 끌어내 준다. 스승도 제자도 미리 알지 못한, 단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뜻밖의 좋은 결과였다.

이제는 부모가 약간은 놓아주어야 할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부모를 떠나 친구를, 이성을 그리고 스승을 찾고 배우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갈 것이다. 아이에게 주고 싶은 한 가지는 결국 '행복'임에 틀림없으니까, 기다려 주어야겠다. 이탈리아의 작가가 쓰고 그린 글과 그림이 아주 독특하고 발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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