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고 싶은 비밀 신나는 책읽기 5
황선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창비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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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실제로 두 남자아이를 키우면서 생활 속에서 글의 소재를 적절히 찾아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래서 생활과 동떨어지지도 않고 피상적이지도 않은 원인과 결말이 늘 자연스럽게 와 닿는 점이 장점이다. <들키고 싶은 비밀>은 <초대받은 아이들>에 이어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그 또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아니, 그들 같은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 가정과 가족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가족의 이야기를 항상 평형을 이루고 있는 저울처럼 그려내고 있다. 진정 아름다운 가정은 가족 누구 한사람의 희생이나 독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엄마도 아빠도 형도 동생도 제 몫의 이야기를 쏟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나직이 털어놓는다. '한 핏줄이기 때문에 가족인 것이 아니라, 한 가족이기 때문에 우리는 한 핏줄입니다'라는 어떤 영화의 대사가 생각난다.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약점까지 조건없이 감싸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족에게는 나의 모든 비밀을 들키고 싶은 것이리라. 이빨보다 깊은 뿌리, 그것은 바로 서로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의 마음이다. 형만 좋아한다고 생각한 은결이는 치주염을 앓고 계신 아빠 이빨의 깊은 뿌리를 보고, 그만큼이나 깊은 아빠의 사랑을 어렴풋이 느낀다. 자신의 손을 잡고 묵묵히 걸어가는 형의 따스함도 느끼게 된다. 그런 사랑으로 아이는 쑥쑥 자라는 것이리라.

어릴 적 한번쯤은 가져보았음직한 경험을 어쩜 이렇게 잘 그려내고 있는지... 더하지도 보태지도 않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이 품고 있는 작은 마음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아이의 그림같은 김유대의 그림도 주인공 은결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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