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요, 산타 마을에서는요... - 산타 할아버지의 열두 달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6
구로이 켄 / 길벗어린이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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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른 감이 있지만, 12월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크리스마스이다. 아이들은 벌써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으로 들떠있다. 선물을 받고 파티를 열 것이라고. 하지만 이 날을 위해 산타 할아버지는 무엇을 하며 일 년을 보낼까? 아이들은 궁금하다. 산타 클로스는 진짜 있는 것일까? 아직은 산타 클로스를 믿고 있는 아이들의 천진한 음성이 귀에 쟁쟁하다.

북유럽의 핀란드에 가면 산타 마을이 정말 있다고 말해주면 두 눈이 동그래지며 반가와한다. 꿈같기도 하고 실제같기도 한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따지는 건 아이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바래지 않은 소망으로 아이들 가슴에 남아있으면 좋겠다. 이 그림책을 펼치면, 아이들의 믿음은 완전한 것이 된다. 산타는 열두 달을 이렇게 바쁘게 보낸다고...

그림은, 솜털같이 부드러운 색감이 만져지는 듯하다. 환상의 나라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다. 보송보송한 촉감이 맨살에 닿는 것처럼 기분이 마냥 좋아진다. 산타의 인자하게 웃는 얼굴이 열두 달을 낙천적인 생각으로 살게 할 것만 같다.

그림 못지 않게 구로이 켄의 상상력은 독특하고 따뜻한 유머가 있다. 3월에는 착한 어린이들에게 줄 선물을 만들기 시작하고 밭을 갈아 장난감 나무 씨를 뿌린다고 한다. 사슴학교에서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우는 사슴들, 팬티만 입고 신체검사를 받는 산타 할아버지들. 북극 바다에서 바다표범을 타고 여름 휴가를 즐기는 산타의 표정은 마냥 신나는 아이들 같다.

드디어 12월, 잉크색 하늘을 가로질러 나는 썰매들의 행렬이 멋지다. 인종도 국가도 다양한 지구의 곳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는 산타의 모습들이 하나같이 즐겁다. 몽골, 이집트, 남극, 뉴욕, 열대의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그리고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 어느 아이 할 것 없이 메리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하지만 이런 고운 꿈을 가질 엄두조차 못내고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함께 이야기해 주면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시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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