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 나무가 되고 싶은 화가 어린이미술관 1
김현숙 지음 / 나무숲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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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미술관 시리즈로 나온 이 책은 한 소박한 화가의 생을 그의 삶만큼이나 소박한 작품들과 함께 싣고 있다. 한 편 한편 그의 작품들을 들여다보노라면 세월이 깍아내리지 못하는 무언가가 그 안에 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박수근은 밀레가 되고 싶었다. 정겨운 자연의 모습을 꾸밈없이 화폭에 담아낸 밀레의 작품들에서 '닮고 싶음'을 느꼈다. 박수근은 나무가 되고 싶어 했다. 어린시절 마을에 있었던 키 큰 느릅나무와도 같이 몸과 마음이 넉넉했던 그이다. 가난했지만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만은 버리지 않고 가난한 사람들의 풋풋한 모습을 그려내었다.

박수근의 그림을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거친 돌 위에 그린 것 같다. 사실은 돌 위에 그린 것이 아니라, 톱밥과 덧칠을 이용하여 돌같은 느낌을 나게 한 것이다. 그래서 그림이라기 보다 석판화같은 느낌을 준다. 거칠지만 자연의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전혀 기교를 부리지 않은 듯 보이는 그의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간결하면서 정확한 선으로 이어져 있는 구도를 찾을 수 있다. 그 선에서 느껴지는 것은 어린이의 마음같은 단순함과 순수함이다.

박수근은 돌처럼 나무처럼 영원히 변하지않는 무엇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살기를 바랐던 사람이다. 비바람에 깎이고 흔들리더라도 변하지 않는 것. 그 깊은 속내를 닮고 싶었던 것일까?

살아서보다 이 세상을 떠나고 나서 더 알려지게 된 이 화가의 이름도 한 그루의 나무처럼 굳건히 버티는 '영원'의 힘으로 새겨질 것이다. 어린이들이 해 볼 수 있는 '박수근 따라하기' 부록도 흥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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