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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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내지 못 할 것은 정말 없는 것 같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깡통소년이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수 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인간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사랑'이라는,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하지만, 딱히 '사랑'의 조건이 무엇이라고 말하기란 어렵다. 그것은 무엇으로도 마음대로 조종되는 것이 아닌, 그저 무언가 가슴을 벅차오르게 하는 묘약같기도 하다.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으며 살아가는 것이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 것인지, 이 책의 주인공 격인 바톨로티와 콘라트의 마음의 움직임으로 보여준다.

어느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사는 '별종 아줌마' 바톨로티는 가족도 없이 이웃과도 단절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도 않으며 틀에 박혀 있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생활이 그녀의 마음마저 꽉 차게 하지는 않는다. 그녀는 엄청난 식탐과 쇼핑욕으로 그런 허전한 마음을 일회용으로 채워가는 사람이다. 그런 것이 텅 빈 마음을 근본적으로 채워주지는 못한다.

어느 날, 배달 착오로 온 깡통소년, 콘라트는 바톨로티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하는 격이다. 물론 외부의 세상은 변한 게 없지만, 내부의 세상은 변해간다. 자신밖에 모르던 사람이 아이를 위해 먹을 것을 장만하고 입을 것을 고르고 아이의 침대를 주문하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어떻게 애정을 표시해야 하는가 고심한다. '보통 이상의 애정'이 깡통소년 콘라트를 키우는 데 필요한 조건이다. 아이는 의식주, 그 이상의 애정을 쏟아부어 키우는 것이다. 바톨로티는 어느새 아이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이 생겼고 이제는 모성으로 아이를 부여잡는 '엄마'가 되어버렸다.

공장에서 배달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깡통소년을 회수하러 오겠다는 전화가 온다. 여기서부터 바톨로티와 에곤, 키티와 콘라트는 '톡별한 상황은 특별한 방법으로 대처한다'는 바톨로티 아줌마의 아이디어에 따라 놀라운 방법으로 공장 사람들과 원래의 주문자 부부를 뒷걸음 쳐 달아나게 한다. 신나는 게임이 펼쳐진다.

인스턴트 아이, 콘라트는 공장에서 배운대로 거의 모든 면에 완벽한 아이였지만 부족한 점이 있는 아이이다. 인스턴트 식품이 영양의 불균형을 보여주듯이, 콘라트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덕목이 빠져있는 아이이다.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가정, 학교 같은) 다른 구성원들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아가는 법은 익히지 못한 것이다. 그것은 사랑과 이해가 있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므로. 언제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는 우리 사람이지만, 좀더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한 힘,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다.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 받으며 '나'를 키워나가지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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