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은 아이들 - 웅진 푸른교실 3 웅진 푸른교실 3
황선미 지음, 김진이 그림 / 웅진주니어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황선미의 동화를 좋아하는 나는 얼른 이 책을 구입하여 2학년 딸아이에게 넌지시 주었다. 여름 방학 때, 읽고 나더니 '자신을 사랑해 봐!'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아래에 옮긴다.

<초대받은 아이들>이란 책은 성모 생일날 초대받지 못한 민서가 엄마의 투명테이프를 찾다가 가방 속에서 초대장을 보고 분식집으로 가서, 진짜 친구 기영이를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내가 따돌림을 당했더라면, 자신을 계속 사랑하고 진짜 친구를 찾아 나섰을 거다. 왜냐하면, 친구가 없다고 계속 슬퍼하고 있으면 오히려 친구는 없을 것이고, 찾아나서면 자기를 알아주는 진짜 친구가 생기기 때문이다. 마음이 담긴 선물을 함부로 다루는 친구는 그런 선물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 8월 5일 씀

나는 이 글을 보고, 아이의 튼실한 마음에 내심 기뻐했다. 그리고 안심이 되었다. 따돌림은 현실적인 문제로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지만, 어느 한 쪽에만 그 책임을 돌리기엔 어딘지 석연찮다. 따돌림의 문제를 소재로 하는 동화들이 많이 있다. 대개는, 피해자는 어딘가 부족한 구석이 있는 아이이고, 어떤 계기로 가해자들이었던 아이들의 마음이 돌아서서 피해자를 감싸 안아 주는 식이다.

<초대받은 아이들>의 민서는 어디가 특별히 부족한 아이도, 특별히 모가 난 아이도 아니다. 따돌림은 어느 누구에게도 찾아 올 수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는 시시때때 따돌림의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가 '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남을 보며 그런 감정에 슬퍼하고 있기보다, 재빨리 나와 남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라고 말하고 싶다. 외톨이라는 느낌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자신의 내면에서 길러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감정을 소중히 품을 수 있는 인내와 아량이 필요하다. 외톨이라는 느낌으로 자기 자신마저 미워하게 된다면, 자신을 쓸모없는 사람으로 생각하여 실망 속에 산다면, 그런 감정이 내 아이의 가슴에 생기는 일은 엄마로서 상상하기 싫은 일이다. 한순간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남에게도 진정 가슴에서 우러나는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작가는, 자신에게 어쩔 수 없이 밀려오는 따돌림의 느낌을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붙잡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민서의 심리를 투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민서의 엄마... 이는 작가의 마음이자, 시린 가슴은 속으로 움켜쥐고 겉으론 씩씩하게 웃고 서서 지켜주는 엄마의 마음이다. 아이가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마음의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해 나가는 가족의 모습이 흐뭇하게 가슴을 쓸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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