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고추 작은고추 비룡소 걸작선 4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김종수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비룡소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밑도 끝도 없이 툭 던지듯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아이들. 그리곤 제 흥에 겨워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고...그러다 깔깔 거리고...

하이타니 겐지로의 동화들은 아이들이 연필 가는 데로 줄줄 써내려간 일기를 보는 것 같다. 아니면 아이들이 지금 내 곁에서 고 까랑까랑한 음성으로 하루에 있었던 일을 막 떠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앞뒤를 생각하며 이야기 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의 눈치를 살피는 기색도 없다. 아이들의 말처럼 호흡이 짧고 사실적이다. 아이들의 글처럼 문단의 구분도 없다.

오랜 교직생활에서 묻어나는 작가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무척 따스하게 스민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뒹굴며 만들어가는 일상의 일들이 아이들과 어른들을 커나가게 하는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이 동화를 보면 느낄 수 있다. 친구간의 정, 형제간의 사랑, 목숨있는 것에 대한 순수한 애정 그리고 선생님에 대한 너무 예쁜 마음 씀씀이. 아이들의 가슴 속에 있는 보배들을 하나씩 건져올리며, 작가는 억눌려있는 아이들의 가슴에 후련함을 선사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어른들 또한 유쾌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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