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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갈나무 목욕탕 ㅣ 파랑새 사과문고 3
선안나 지음, 방정화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이 동화집은 초등 중학년까지의 아이들이 읽으면 적당해 보인다.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제각각 다른 색깔의 옷을 입고 서 있는 듯하다. 그러면서 그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넉넉함이라는 마음의 선물을 쥐어주고 간다.
'나는 그냥 나야'는 남과 다른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있다. 행복은 마음에서 오는 것이고, 서로 다른 '나'를 인정하고 아낄 줄 안다면 마음의 평안은 쉽게 찾아 올 것이기 때문이다.
'가시나무 숲의 괴물'은 서로 다른 색깔의 친구가 서로의 닮은 점을 깨닫고 친한 친구 사이가 되는 이야기이다.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색깔의 두 친구가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되고 마음이 통하게 된다. 그러자 더 이상 두려움은 없어지고 서로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떡갈나무 목욕탕', '놀이 동산의 꼬마 유령', '살쾡이 양의 저택은 넉넉한 가슴으로 아이들의 바람을 들어주는 어른들을 보여주고 있다. 조급하게 아이들을 몰아대는 모습이 아닌, 때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봐주는 어른들이다. 아이들이 지금 바라고 있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장난 속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얼굴을 내미는, 어쩔 수 없는 그 착한 심성이 보석처럼 빛난다. 바라보면 연한 웃음이 입가에 맺힌다.
'꽃을 삼켜 버린 천사'는 실제 선천성 장애아로 태어난 아이를 생각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구원이라는 맑은 영혼의 아이가 작가에게 아름다운 상상력의 날개를 달아 주었다. 새내기 천사의 세상을 구원하고픈 소망, 자신의 몸을 희생의 제물로 바치며 이루어내려 했던 사랑의 실천이기에 더 아름답다.
작가는 참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안으려 하고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 여섯 편 모두, 소란스럽지 않게 넉넉한 마음을 갖자고 은근히 손을 잡아 당기는 친구같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동화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