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마타의 붉은 바다 쑥쑥문고 5
하라다 마사즈미 지음, 오애영 옮김 / 우리교육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공장의 폐수를 자연정화하여 물고기가 노니는 깨끗한 호수를 만들어 직원들의 휴식처로 삼고 있는 회사에 대한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먼 곳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한 회사였다. 감동적이었다.

미나마타 병은 공장의 폐수로 인해 수은에 중독되어 생기는 무서운 병이다. 미나마타는 일본의 아름다운 만이다. 이 곳의 주민들은 여러해를 이 바다에서 나는 생선과 조개를 먹으며 살아왔다. 어느 날 이 병이 밝혀지고 희생자들은 어린 아이들이었다.

태아성 미나마타 병으로 어릴 때부터 고통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이 아이들이 커가는 과정은 또 하나의 과제를 던져준다. 온 세상에 이 공해병을 알려 환경의 중요성을 소리없이 부르짖는 것이다. 이것은 피나는 인내와 의지를 요구하는 일이었다. 비록 온전치 못한 육신이지만 마음 속 소망을 잃지 않고 온전한 정신의 청년으로 자라나는 이들의 삶이 눈물겹다.

이 책은 실제 의사가 쓴 '세계 최초의 공해병을 다룬 다큐멘터리 동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물은 생물에게 있어 젖과도 같다. 눈 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젖줄을 더럽히는 사람들에게 무서운 경고를 하고 있다. 결국 우리의 생명을, 우리 후손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무모하기 이를 데 없는 잘못이다.

미나마타 병으로 사지를 쓰지 못하는 도모꼬를 어머니는 '보배'라고 부른다. 자신의 몸 속에 있었던 나쁜 독을 모두 빨아 먹고 이런 병에 걸려 태어난 도모꼬, 그래서 이 아이로 인해 영리하고 마음씨 고운 아이들로 잘 자라주는 다른 형제들을 바라보며 도모꼬의 어머니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도모꼬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아이에게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갸륵하다. '이 아이를 본 많은 일본 사람들이 반성할 거예요. 과연 환경을 더럽히면 안 돼, 저렇게 무서운 일이 생기기까. 그런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장애를 그저 부끄러워하며 숨기려 하기 보다는 당당히 밝혀 잘못을 알리고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경고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야기이다. 힘든 사람들의 당당함이 사뭇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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