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나, 내가 사춘기인가? 아나스타샤 4, 미국동화
로이스 로우리 지음, 최덕식 옮김, 신혜원 그림 / 산하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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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로이스 로우리가 쓴 7권의 아나스타샤 시리즈 중 4번째로, 어느날 문득 사춘기를 맞이한 아나스타샤의 이야기를 주변 인물들과 함께 풀어가고 있다. 불안정한 감정을 안고 넘쳐나는 에네르기를 주체할 수 없어하는 사춘기의 아이들이라면 고민해보았음직한 일상의 이야기들이다. 특별한 사건이나 갈등이 없이, 사춘기라는 소재 자체가 특별한 사건이다.

지금 사춘기를 실제로 겪고 있는 나이의 아이들은 물론 이 시기를 다 지내온 어른들도 공감하는 부분을 발견할 것이다. 문화의 차이로 잡힐 수 있는 정서의 틈은 어느 정도 보인다. 사춘기를 호르몬이라는 이상한 물질의 작용으로 해석하는 부분은, 이 시기를 좀더 냉정하게 바라보고 자연스러운 성숙의 시기로 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러나 호르몬을 징그러운 벌레 같은 것으로 상상하는 대사는, 아이들에게 어쩐지 부정적인 느낌을 줄까 우려된다.

2주전부터 엄마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아나스타샤. 초고를 냉장고 가장 깊숙한 곳에 보관하는 아빠를 자랑스러워 했던 이 아이는 이런 아빠의 행동마저 거슬려한다. 철없고 지저분한 동생이 나이답지 않게 영특한 것도 비꼼의 대상이다. 애완용 들쥐 게르빌루스도 신선한 기쁨을 주지 못한다. 모든게 뒤죽박죽 혼란스럽다.

엄마의 호르몬 이론도 프로이드 석고상과의 만남도 아나스타샤의 사춘기에 대한 감정을 명쾌하게 설명해주지 못한다. 작은 소쿠리에서 나와 온 집안을 휘집고 다니는 새끼 게르빌루스들은 인체의 호르몬을 연상하게 만든다. 어느날 갑자기 둥지를 튀어나와 집안의 구석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눈을 반짝이고 있는 게르빌루스들은, 아나스타샤가 아빠와 진정한 마음의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된다. 뿐만 아니라, 흩어진 게르빌루스들을 모두 찾아 제자리에 놓아두고 난 뒤의 아나스타샤는 어느새 혼란스러웠던 감정들을 모두 정리하게 된다.

친구들과의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 부모님과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자신의 건전한 생각들이 모여, 모두가 겪을 사춘기를 좀더 건강하고 바람직한 것으로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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