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선생님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2
패트리샤 폴라코 지음,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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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부모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자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모님을 대신하는 인물로는 조부모님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혈육관계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의미있는 타인'으로 다가와 마음 속에 아로새겨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가지 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색다른 쪽으로 끌고 가는 힘을 주고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 넣어 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한 겁많은 소녀가 할머니와 가진 따뜻한 경험을 소재로 한 <천둥케이크>의 작가 페트리샤 폴라코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어서야 글자를 해독하였다니. 그런 이유로 자신의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어둠에 틀어박혀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작가에게 '의미있는 타인'이상으로 다가 온 선생님의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책 한 편으로 그려냈다.

글자를 못 읽어내는 트리샤를 '글자를 다르게 해석하는 용기있고 똑똑한 아이'라고 말하며, 절망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를 열어주려 하신 선생님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지식은 꿀처럼 달콤한 것이지만, 지식의 보물창고인 책을 펼쳐 그곳에 담겨있는 세상의 반짝이는 의미들을 해석해내지 않으면 어둠에 갇혀지내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런 트리샤에게 인내와 사랑으로 빛의 세계를 찾게해 준 선생님과 꾸준히 노력한 트리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어둠 속에 무수한 별빛들이 쏟아지는 마지막 장면은 코끝이 찡하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어른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하얀 도화지와도 같이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아이들의 싹을 다치지 않게 가꾸어 꽃피워줄 수 있기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꿋꿋함을 간직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기를. 모두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유산이 아닐까! 한 사람의 어른으로서 진정 의미있는 타인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 그것이 대물림된다면 좋겠다. 작가가 훗날 선생님을 만나 '어린이 책을 쓰고 있어요'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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