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두콩 이사 보내기 아동문학상 수상작가문고 4
차보금 지음, 백은희 그림 / 문공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표지의 그림이 꽤 재미있다. 왠 아이의 오른쪽 콧구멍에서 완두콩 싹이 나와 있다니. 이 책은 은비와 은결이라는 남매가 엮어내는 일상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엮고 있다. 동화이지만, 결정적인 사건이나 특별한 흥미를 유발할 만한 일이 없다. 그저 날마다 살아가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야기가 꾸밈없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찍어 놓은 것 아닌가 오히려 호기심을 가질 수 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9살 여자아이 은비가 쓴 두 편의 짧은 이야기도 책 속에 들어 있어, 또래의 아이들에게 '나도 이야기를 쓸 수 있어.'라는 동기를 불러 넣어 주기 충분하다. 우선은 주위의 것들에 세심한 관찰과 관심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남동생 은결이의 이상한 버릇때문에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이 책의 제목이다. 그래도 누나와 의견을 조율할 줄도 아는 귀여운 동생이다. 동생때문에 속상해 하는 아이들이 '그래도 예쁜 내 동생!' 하며 동생을 한번쯤 생각해 볼 것이다. 엄마와 아빠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마음의 눈도 참 어여쁘다. 하나뿐인 침대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서로 생각해낸 아이들의 모습은 대견하다. 이럴 때 어른들의 무관심한 척하는 태도는 오히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믿어주는 표시가 된다.

이 책을 읽고,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해 보고 깊이 이해해 보는 시간을 아이와 함께 가져본다면 좋을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도 읽기에 괜찮을 것 같다. 삽화도 통통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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