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비트 1 - 시공주니어문고 3단계 21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21
J. R. R. 톨킨 글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판타지 문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이 책의 주인공 빌보 배긴스는 <호비트의 모험>이라는 책을 쓴다. 물론 우연한 기회로 겪게되는 온갖 모험이 끝난 후의 일이다. 빌보가 좋아하는 것은 지도와 룬 문자 그리고 글쓰기와 정교한 필체이다. 빌보와 작가가 겹쳐서 떠오른다. 톨킨은 고대 서사문학의 권위자였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이면 재미있게 읽을 것이다. 특히 멋진 상상력으로 신나는 모험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모험 속에서 황당무계함보다는 내면의 만족감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과 만나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른들을 위한 판타지 소설 <반지 전쟁>까지 읽고 싶어질 것이다. 투명인간이 되는 반지를 우연히 줍게 되는 빌보의 행운이 이 이야기의 실마리가 된다고 한다.

<호비트>는 두 권의 긴 모험담이 지루한 줄 모르게 펼쳐진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진 작은 종족 호비트, 그리고 그 중에서도 먹고 마시기를 좋아하고 겁이 많은 빌보 배긴스는 외가 쪽의 조금은 다른 기질을 품고 있다. 어느날 마법사 간달프를 만나게 되면서 빌보의 인생은 전혀 다른 길로 접어들게 된다. 열 세명의 난장이들과 함께 모험을 겪으면서 빌보가 얻는 것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1년 후, 고향으로 돌아와 보니 꿈에도 그리던 그의 집은 경매에 들어가 어려운 지경이었지만, 빌보는 자신 속에 잔뜩 웅크리고 있었던 용기와 지혜를 발견했고, 타고난 상냥한 성품으로 난장이와의 신뢰와 우정도 얻었다. 옮긴이의 말처럼 작가가 이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런 덕목들이었을 거라 공감한다. 평범하지만 소중한, 사람의 덕목이 난장이 왕의 후예 소린이 죽어가면서 한 말에 담겨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과 기쁨과 노래를 황금보다 더 소중히 여긴다면 세상은 한결 즐거워지겠지.'라고.

호수도시의 시장은 '용의 고질병인 탐욕증'에 감염되어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바드가 호수 사람들을 돕는 데 쓰라고 준 많은 황금을 가지고 달아나다 동료들에게 버림을 받고 황무지에서 굶어 죽었다고. 인간의 탐욕을 상징하는 용 스마우그가 호수도시를 습격하여 피폐하게 만드는 장면은 전쟁의 무서운 불길을 연상시킨다.

빌보는 짧고도 긴 모험을 통해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터득한 것 처럼 보인다. 그는 이제 시를 쓰고 엘프들을 방문하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 자신과 남을 바라보는 시선에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어차피 '너'도 '나'도 '이 넓은 세상에서는 아주 작은 존재일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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