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이야기 쑥쑥문고 38
송재찬 글, 이상권 그림 / 우리교육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농부 원경선 이야기>는 평생을 올곧게 한가지 일에 매달린 한 소박한 농부의 진솔한 이야기이다. 위인전이라는 다소 거창한 느낌의 종래의 책들에 비하면 이 책은 우리가 진정 위인으로 존경하여야 할 인물이란 어떤 사람들인가에 대한 어렵지 않은 대답을 해 준다.

자신의 자리에서 한가지 일에 깊이 고민하며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관철하는 한 인물의 일대기를 들여다본다는 건, 아이들에게 아주 의미있는 경험이라 생각된다. 아직 살아있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훨씬 사실에서 벗어나 있을 확률도 적지 않을까?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므로, 우상화하여 보거나 막연히 존경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그리는 일도 없지 않을까 싶다.

환경호르몬이다 뭐다 하여 유해 식품의 논란이 많은 우리네 식탁을 염려하는 눈들이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는 책을 낼 정도로 우리의 식탁이 오염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경선의 풀무원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농작물이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나 새삼 알게 되었다. 수퍼마켓에서 가격이 높다고 망설이다 사지 않고 지나쳤던 적이 었었던 유기농 작물들이, 우리 몸과 우리 땅을 살리는 방법으로 부지런한 농부의 손을 빌어 생산된 것들이라는 알게 되었다.

풀무? 쇠를 달구는 도가니에 불이 잘 붙으라고 바람을 넣어 주는 기구. 풀무는 원경선이 만든 풀무원 농장의 신념을 상징한다. '풀무가 못쓰는 연장들을 새로운 연장으로 만들어 내는 것처럼' '제멋대로 험하게 살아온 사람들을 바른 사람으로 만들어' 남도 생각할 줄 아는 새로운 사람들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다.

평생을 확고한 종교적 신념으로 자신을 지키며 정직한 마음을 버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평생을 바치는 인물.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웃을 모두 안아 들이는 넉넉한 삶이라, 그 주름진 얼굴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나 하나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보다, '나 하나부터'로 생각한다면 원경선 할아버지의 말대로 '군대가 필요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죽어가는 땅을 살리는 참 농사를 짓고 이웃과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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