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먼저 눈길을 끈 <황소 아저씨>는 익히 알려진 작가와 화가의 절묘한 만남이 빛을 발하고 있다. 우리의 황소를 주인공으로, 토속적이며 소박한 언어가 참 편하다. 다함께 더불어 잘 살기를 늘 말하고 있는 작가의 따사로운 마음이 황소 아저씨의 마음씨를 통해 여기서도 잘 보여진다. 자기 것을 아깝지않게 나누어주는 넉넉함이 그 큰 덩치에 비겨 부족함이 없다. 엄마를 잃고 배고픈 새앙쥐 다섯마리와 넉넉한 마음으로 친구가 되어 지내는 모습이 푸근하다. 아주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한 황소의 생동감이 눈을 떼지 못하게한다. 올퉁불퉁 살아 움직이는 것같은 황소의 근육과 선한 눈망울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 새앙쥐들은 보호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다. '황소 아저씨는 새앙쥐들이 귀여워 두 눈이 오묵오묵 커'진다. 한겨울 밤, 짙푸른 색 세상에 내리는 은가루같은 보름달빛을 받아 눈쌓인 초가지붕과 앙상한 나뭇가지가 더 하얗다. 모든걸 삼켜버릴 듯한 짙푸른 색이 춥고 배고픈 겨울을 상징한다면, 황소 아저씨의 베품으로 새앙쥐들과 황소가 사이좋은 식구로 지내게되는 장면에서는 밝고 화사한 색상의 배경과 황소가 등장한다. 등에 거적을 덮은 황소는 주황빛이 나는 황금색 몸을 하고 있다. 따뜻하고 힘이 넘치는 모습이다. 편안하게 눈감고 있는 황소의 몸에 마음대로 붙어 자고 있는 새앙쥐들의 쬐끄만 몸이 안스러운 맘이 들 정도로 귀엽다. 이들은 '겨울이 다 지나도록 따뜻하게 따뜻하게 함께 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