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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거 이리 내놔! ㅣ 난 책읽기가 좋아
티에리 르냉 글, 베로니크 보아리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199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내 폭력과 따돌림의 문제는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 같다. 요즈음의 이런 문제는 학년이 낮은 학급에서도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아이가 이런 문제에 휘말려 혼돈스러울 때 모두에게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힘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면 얼마나 바람직한가!
<너, 그거 이리 내놔!>는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훈훈하게 제시해준다. 가난이 죄가 아니듯, 옳지못한 행위에 대한 변명도 될 수 없다. 힘이 세다는 것 또한 모든 걸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자신의 간식을 아무런 고마움의 말도 없이 빼앗아 먹는 가난하고 힘센 친구 앞에 비굴하게 당하기만 하는 약한 아이의 모습도 없다.
클레망은 부조리한 상황을 현명하게 해결한다. 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압델을 변화시킨다. 무례하고 나누어 줄 줄도 모르는 압델이 친구들에게 따끈한 차를 나누어 주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것은 토요일의 행사가 된다. 클레망은 혼자 크고 좋은 간식을 사와서 먹는 대신, 같은 값으로 세 개의 빵을 사와서 간식문제를 해결한다. 불의 앞에서 당당하게 소리친 친구 피에릭과 이제는 좋은 친구가 된 압델과 함께 나누어 먹는 즐거운 간식시간이 되었다.
아이가 직접 이런 일을 당한다면 꽤 어려울 수 있는 상황을 아주 건강하게 스스로 풀어나간 점이 인상적이다. 배고픈 친구를 외면하고 계속 자신의 간식만 고수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해지는 과정이 그렇다. 그 과정에서 잘 드러나는 클레망과 압델의 심리를 읽는 재미도 있다. 클레망은 압델이 더 이상 빵을 빼앗지 않아 자신만의 즐거운 간식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클레망의 착한 마음과 아이다운 자존심을 지키며 마음을 여는 압델의 우정이 계속 잘 가꾸어지기를......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은 분명히 있다. 자신의 욕심을 조금 버리고 남의 마음을 한번쯤 헤아려본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