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선물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사와다 도시카 그림,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0년 8월
평점 :
절판


'몸이 많이 불편한 사람'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부끄러집니다. <내 마음의 선물>에서는 흔히 우리가 말하는 장애아를 대하는 태도가 특별하다거나 동정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시선을 갖는다는 것이 이미 편견에 길들여진 우리로서는 얼마나 어려운지요. 하지만, 반드시 버려야할 편견이고 찾아야할 올바른 시선입니다.

팔다리가 거의 없는 아이, 유타가 생활하는 6학년3반 교실에서는 어느 누구도 유타를 특별 대우하지 않습니다. 유타는 무시나 조롱의 대상도 아니지만 각별한 동정의 대상도 아닙니다. 엄마도 선생님도 친구들도 유타가 가여워 필요 이상의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유타의 장애를 장애로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선이, 유타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진취적으로 설계하는데 버팀목으로 자리할 수 있었겠지요.

인간승리의 실화로 이미 잘 알려진 <오체불만족>의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쓴 창작동화라는 문구가 선뜻 이 책에 손이 가게 하더군요. 유타는 바로 자신의 모습입니다. 많은 장애인을 다룬 동화들과는 달리 <내 마음의 선물>에는 작가 자신의 슬픔과 외로움이 진솔하게 담겨있습니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과 함께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담담하고도 감동적인 에피소드로 들려줍니다. 가공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린 시절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그리고 있어 마음에 와 닿는 폭이 훨씬 넓고 깊습니다.

<내 마음의 선물>은 지금까지 소중하고 멋진 추억을 안겨 준 나의 친구들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내 마음의 선물'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아이들이 정말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도 합니다.

글과 그림이 거의 같은 비율로 차지하고 있는 이 책은 다른 창작동화에서보다 그림이 말해주는 내용이 많이 느껴집니다. 간결한 선과 색으로 표현한 그림이 유타와 주위 사람들의 관계를 군더더기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타의 호루라기 위에 떨어진 눈물만으로도, 유타 스스로 이겨내야할 자신과의 싸움이 안스럽게 구체화됩니다. 그러나 이런 눈물은, 장애아라서가 아니라, 사람이면 누구나 겪어야하는 성장의 채찍같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장애아를 더 이상 '특별한 사람'으로 대하지 말고, 그저 우리 친구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대해 주기를 간곡히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절절합니다. 작가의 후기에서처럼, '그래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유타가 아니고, 유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에요.' 유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 우리도 바로 그들처럼 되는 것이 꼭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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