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괄량이 기관차 치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
버지니아 리 버튼 글, 그림 |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4월
평점 :
품절


말괄량이 기관차 치치는 자꾸 엄마손에서 벗어나 제 마음대로 뛰어가려는 아이를 닮았다. 천방지축 제 모습을 뽐내며 제가 제일인양 예쁘게 보이려는 아이의 심리를 치치를 빗대어 잘 보여준다. 다루기는 힘들지만 눈을 반짝이며 깜찍한 표정을 짓는 아이의 모습이 그렇듯이, 치치는 미워할 수 없을 정도로 앙증맞다.

이 그림책은 전체적으로 아주 역동적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의 몸짓처럼 생기발랄하다. 직선보다는,구불구불한 철로와 마음대로 피어오르는 연기, 사람들과 동물들의 손짓 발짓 모두 살아있다. 흑백의 그림이 이런 느낌을 더 잘 표현해 준다. 흑백사진 속에서 더 풍부한 표정을 읽어낼 수 있는 것처럼.

버튼의 다른 그림책에서도 그러하듯, 이 책에서도 글자는 그림의 한 부분이다. 글자의 배열을 보면, 그림의 구도와 너무 잘 어울리게 자리하고 있다. 글자는 구불구불 살아 움직이는 철로가 되기도 하고, 마름모꼴이 되기도 하고 삼각형을 이루기도 한다. 다양한 시각적인 재미를 주며, 역동적 느낌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치이이.....치.....ㅊ.....ㅊ' 녹초가 다 되어 주저앉아 버리는 치치를 글자의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글자와 구도, 선의 느낌만으로도 풍부한 인상을 주는데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한나절의 일탈에서 다시 돌아온 치치는 조금은 어른스러워진 아이처럼 대견한 말을 한다. 이제 새록새록 입에 단내를 내며 잠이 들 아이같다. 자면서도 연신 꿈틀대며 몸부림치는 아이는, 엄마 손을 뿌리치고 저 혼자 달려가려는 치치와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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