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와 어린동생 내 친구는 그림책
쓰쓰이 요리코 글, 하야시 아키코 그림 / 한림출판사 / 199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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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읽는 어른'에서 마련한 행사에 다녀왔다. 다소 어수선하고 미흡했지만, 아이들에게 즐거운 그림책의 세상을 보여주고 들려주려고 애쓰는 모습이 아름다왔다. 오늘의 주제는 '하야시 아키코의 작품세계로'였다. 아키코의 그림을 보면 어김없이 찾아드는 포근함과 잔잔한 감동의 물결이, 오늘 행사에서 슬라이드를 통해 배경음악과 함께 보니, 더 진하게 밀려왔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에서 그러하듯이, <순이와 어린동생>은 사람의 가슴이면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울림과 감동이 어른과 아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인다.

탄탄한 기승전결의 구조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의 편안하면서도 섬세한 그림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꼭 붙들어 매어 놓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키코의 그림이 우리의 정서와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힘은, 그녀가 바라보고 그리는 '아이'가 정말 우리의 아이들 혹은 어릴 적 우리 어른들의 모습과 거의 닮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릴 적 개구장이 막내동생을 찾아 동네를 헤매고 다닌 기억이 나만의 특별한 기억은 아닐 것이다.

아주 사소하다싶은 것 부터가 모두 대사건이고 생활의 큰 전환점일 수 있는 아이들의 생활을 찬찬히 들여다보자.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때 부터 가벼운 심부름 정도는 할 수 있는 아이까지, 그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유심히 보자. 작은 일에 울고 웃는 아이들의 눈물과 웃음, 놀라움, 부끄러움, 두려움 그리고 뿌듯함 같은 감정의 물결을 몸으로 느껴보자.

아키코의 작품은 우리 어른들이 잊고 있었거나 미처 헤아리지 못하고 무신경하게 지나친 아이들의 보석같은 감정들을 하나하나 건져 올려주는 재미를 준다. 그 재미에는 진한 감동이 묻어있고 가슴 한 구석 '사랑'으로 사람을 품을 수 있게 하는 정을 준다.

<순이와 어린동생>을 보면서 두 딸아이가 서로 얼마나 좋아하는 지. 언제 말다툼했냐는듯이 '우리 언니, 우리 동생' 하면서...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서 얼마나 뛰어다녔던지 양볼이 빨간 순이가 어린동생을 찾아 아무말 않고 꼬옥 안아주는 모습을 보게 되는, 엄마라면 흐뭇한 웃음과 함께 왠지 모를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며 살아라.' 이런 말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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