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 잠자고 있으면 산타할아버지가 몰래 와서 머리맡에 선물을 두고 간다고 믿고 있는 두 아이. 아직 그렇게 믿고 있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산타할아버지는 아이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어 꼭 갖고 싶었던 걸 선물로 주신다고 생각하지요. 만약 산타할아버지가 <창문으로 넘어온 선물>에서 처럼 덜렁이라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 같네요. 이웃의 친구들과 서로 선물이 바뀐다거나 전혀 뜻밖의 기발한 선물이 온다거나 말이죠.이 그림책은 '구멍으로 엿보기' 장치를 만들어 호기심을 한껏 유발하게 합니다. 창문으로만 보이는 일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상상해보게 하지요. 그 창문을 열면 드러나는 너무 기발한 그림들이 절로 웃음짓게 합니다. 먼저 아이에게 '뭘까?' 물어보고 스스로 창문을 열어보게 하면 참 재미있어 합니다.쌍둥이네집으로 착각한 산타할아버지에게서 선물을 두개 받은 친구는, 커다란 곰에게 하나를 나누어 줍니다. 욕심부리지 않는 착한 마음이 더 예쁘네요. 시커먼 곰의 몸만 본 산타할아버지가 아무도 없는 집으로 착각한 거였거든요. 뾰족한 등에 뾰족모자를 쓰고 있는 악어, 꼬리에 작은 리본을 매고 가슴에 고양이 그림이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는 돼지, 얼룩말무늬 목도리를 함께 목에 감고 있는 세마리 두루미, 제대로 받은(?) 장화를 신고 있는 생쥐. 엉뚱한 선물을 받고도 모두모두 즐거운 얼굴입니다.그런데 토끼형제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커다란 악어로 잘못 생각한 산타할아버지 때문에 지금 여덟마리 토끼형제들은 난리가 났네요. 커다란 스웨터에 함께 들어가 낑낑대고 있으니 말이죠. 한바탕 웃음이 터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