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장수 우투리 - 옛이야기 보따리 10 옛이야기 보따리 (양장) 10
서정오 글, 이우경 그림 / 보리 / 199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카타르시스라는 비극의 역할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기장수 우투리>에 모아놓은 이야기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한없이 씻겨내려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잘 먹고 잘 살았대'로 끝나는 대부분의 우리 옛 이야기들과는 다르게, 이 책에 실려있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슬프다. 슬프다는 것. 이건 공감이고 나누어 갖는 것이다.

산다는 것의 고단함과 슬픔을 그래도 참아내고 살아나가는 우리민족의 이야기를 보면 질기고 끈끈한 생명력 같은 것을 잡을 수 있다. <남편을 기다리는 민들레>에서 민들레의 그런 생명력이 어디서 온 것이었나를 알 수 있다. 한가지 염원이 붙들어 매어주는 사람의 의지. 그건 함부로 할 수 없는 질긴 생명과도 같은 강한 무엇이다.

쉬 변하지 않는 사랑과 신뢰가 이 슬픈 이야기들에는 담겨있다. 그래서 더 애끓는다. 끼니도 잇기 어려운 가난이 없었다면, 슬픈 이야기도 좀 적었을까? 그런 이야기가 단지 이야기로만 피상적으로 이해될 요즘 아이들. 아이들에게 어려운 이웃을 알게하고 도움의 손을 줄 수 있게 하려면, 먼저 나부터 가족 이기주의를 벗어나야겠다.

사이버세상을 사는 요즘 아이들이 슬픈 이야기를 읽고 눈물 흘릴 줄 아는 따스한 가슴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 옛이야기의 가치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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