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슐라와 그림책 이야기
도로시 버틀러 지음, 김중철 옮김 / 보림 / 199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에 병이 난 아이를 둔 친구, 날마다 눈물로 지새는 그 친구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 아인 왜 눈을 맞추지 않고 말을 하지 못할까요? 만 3살인 아이의 머릿속 예쁜 생각들이 입을 통해 조잘조잘 흘러나오지 못하니 자신은 또 얼마나 답답할까요?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 위해 먼저 보았습니다. 중간 중간 박수를 보내며 말입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아픈 쿠슐라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객관적이면서 따스합니다. 판단은 적절하고 정확합니다. 부모의 당당하고 꿋꿋한 태도와 쿠슐라의 의지가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상을 빨리 정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대처를 한 그들이 그렇지 못한 대부분의 우리네 상황과 대조되었습니다.

그림책... 아무거라도 해보자라는 심정으로 시작했다는 그림책 읽어주기. 너무 위대한 결과을 낳지 않았나요! 중요한 만 4살까지의 시기를 눈물만 흘리며, 혹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며 아이를 방치해 두었다면 쿠슐라의 지금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생각해보면 엄청날 지도 모를 결과의 차이에 섬뜩해집니다. 단지 언어나 수리, 문자 개념을 말한다면 너무 단선적인 예찬이 되겠지요. 발로 뛰어다니며 눈으로 보고 듣고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기엔 제약이 있는 쿠슐라가 그림책의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를 쌓아가고 울고 웃으며 다양한 감정에 몰입해 봅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풍부한 감성의 세계에서 자신과 남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인간으로 자라나게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장애를 가지지 않고 있는 우리 보통의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절실한 문제입니다.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싶지 않으신가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애정어린 눈으로 생명을 볼 수 있는 심성의 소유자가 된다면 나의 아이에게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쿠슐라가 보았던 그림책 목록도 도움이 되지만,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맞는 우리의 그림책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는 지혜로운 엄마가 되어야 겠다는 의무감이 듭니다. 아이를 꼭 안고 엄마의 정겨운 목소리로 들려주어야 한다는 것 - 이런 정신적 유대감이 아이와의 관계를 얼마나 부드럽게 하는 가는 두번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아이는 세상을 또 그렇게 부드럽게 받아들이고 잘 살아나갈겁니다.

친구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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