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릭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07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왜 잠잠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지게 되었을까? 늘 졸고 있는 것 같은 나른한 모습에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흔히 '개미와 베짱이'를 이 이야기와 비교한다. 땀 흘리고 있는 개미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우리의 '베짱이'는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게으르다고' 손가락질 당한다. 적어도 그렇게 배웠다. 앞만 보고 피땀 흘려 노동하는 개미들에게만 가치를 두는 'O / X'의 논리를 더 이상 추종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할 일 없이 뒹굴고 있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재촉하고 윽박지른 경험은 엄마라면 모두 있을 것이다. 방과 후에도 학원에, 학습지에, 숙제에. 바쁘게 휘둘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햇볕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을'틈이 있을까?

이제 아이들에게 게으름을 권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겠다. 일의 가치는 육체적인 것으로만 얻어지는 건 아니다. 오늘도 우리의 정신세계을 한차원 올리고, 마음에 위안과 더 귀한 무언가를 심어 주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성난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요즘, 배부른 소리라고 치부해버려도 할 수 없다. 네마리의 들쥐처럼 또 개미처럼 일만 하다 지쳐 쓰러지신 그 분들께 어디서 멋진 프레드릭이라도 나타난다면 아주아주 작은 위로가 될까, 감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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