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친구들의 묘기 돌개바람 13
모카 지음, 김주열 옮김, 카트린 르베이롤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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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학년을 마치고 새 학년을 맞이하는 이 즈음이면 아이들의 마음 속에 가장 관심거리로 자리하는 게 있다. 어떤 친구가 한 반이 되고 어떤 친구가 어느 반으로 떨어져갔는지. 작은 아이는 올해 4학년이 된다. 같은 반에서 좋아하는 여자친구 한 명이 같은 반이 되었다고 좋아하면서 개구쟁이 삼총사 남학생도 같은 반이 되었다고 은근히 꺼려하는 눈치다. 친했던 친구들과 헤어지고 다른 반이 되면 금세 또 그 반에서 친구를 사귀고 어울려 지내는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한심한 친구들의 묘기>는 프랑스 어린이책을 번역한 것이다. 1-3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 권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에 힘이 드는 아이들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쉽고 편안하게 읽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서커스 단원인 아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없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들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는 과정도 재미있다. 자연스레 어울려 노는 것이 바로 그들의 묘기임을 알게 되어 자신감이 불끈 생기는 것도 바람직하다.

서커스 단원은 3년 단위로 옮겨다니기 때문에 친구를 사귀어 마음을 주면 헤어질 때 마음이 아파서 친구 사귀기를 꺼린다고 한다. 1년 단위로 학년이 바뀌어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하는 아이들의 형편보다는 조금 낫다고 할까. 학교생활을 서커스 생활에 대입해 보면 좀 생동감이 나는 것도 같지만 주어진 테두리 안에서 주어진 묘기를 보여줘야하는 생활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도 이해된다. 동물친구든 이성친구든 친구에게 마음을 주고 함께 있어주는 게 최고의 친구일텐데, 그게 어려운 형편에 놓인다면? 

그래도 너무 낙담하지 말라고 전한다. 만남은 헤어짐을 동반하고 그게 살아가는 일이라고 말하며 우선 마음을 여는 일에 아까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건 예전의 친구를 배반하는 게 아니라고 안심시킨다. 전혀 '한심하지 않은' 친구들의 묘기 아닌 묘기가 펼쳐지는 이 책은 '바람의아이들'에서 나온 돌개바람 시리즈 13권이다. 얇고 가볍게 쥘 수 있는 크기의 유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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