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국가 - 세월호를 바라보는 작가의 눈
김애란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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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역사는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는가? 말했다시피 이건 나이가 든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지혜로워진다는 것만큼이나 거대한 착각이다. 인간은 저절로 나아질 수 없고, 그런 인간의 역사 역시 시간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진보하지 않는다. 가만히 놔두면 인간은 나빠지며,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다.
즉 진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거가 더 낫게 미래를 반복한다. 그러므로 이반 일리치는 "미래는 삶을 잡아먹는 우상입니다.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습니다. 오직 희망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 P40

이 절체적 절망 앞에서 테바이의 왕 오이디푸스는 선왕 라이오스를 살해한 자들을 알아내어 사형에 처하거나 나라에서 추방하기 전에는 그 역병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는 신탁을 받고 선왕 살인범을 찾기 위해서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부른다.
두 사람의 대화는 다음과 같다.
테이레시아스 : 나는 더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오./그러니 화가 나신다면 실컷 화를 내십시오.
오이디푸스 : 암, 화내고말고. 그리고 기왕 화가 났으니, 남김없이/내 생각을 말하겠소. 알아두시오. 그대는 내가 보기에/그대손으로 죽이지만 않았을 뿐 이 범행을 함께/모의하고 함께 실행했소. 그대가 장님만 아니라면/나는 그대 혼자서 이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을 것이오.
테이레시아스 : 진정이시오? 그렇다면 내 그대에게 이르노니 /그대는 자신이 내린 명령에 따라 오늘부터는/여기 이 사람들과 내게 한마디 말도 걸지 마시오./그대가 이 나라를 오염시킨 범인이기 때문이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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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essa 2022-11-28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눈뜬자들의 도시도 조아요

프레이야 2022-11-28 19:26   좋아요 1 | URL
주제 사라마구 100주년 기념 에디션이 나왔군요. 눈먼자들의 도시랑. 구매욕이 또 ㅎㅎ

Vanessa 2022-11-28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