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대체 왜 인간은 짐승보다 감수성이 우월하다고 뽐내는 것일까요. 그것 때문에 더 의존적인 존재가 되었을 뿐인데 말입니다. 인간의 충동이 배고픔과 목마름과 성적 욕망에만 있다면 다른 것에 의존할 필요가 거의 없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텐데요. 하지만 인간은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 우연한 말 한마디나 그 말이 전하는 풍경에도 마음이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누워 잠을 잔다. 꿈은 잠을 독살한다.
깨어난다. 떠도는 생각에 하루가 더러워진다.
느끼고 상상하고 생각한다. 웃거나 운다.
서 가망 없는 슬픔을 껴안거나, 근심을 떨쳐버린다.
다 마찬가지다. 기쁨이건 슬픔이건
그들이 떠나는 길은 여전히 자유다.
인간의 어제는 내일과 다르리니
영원한 것은 변화무쌍함뿐!"


Percy Bysshe Shelley(1792~1822). 메리 셸리의 남편인 퍼시 셸리의 시 <무상에관하여>에서. - P123

삶이 고뇌로 켜켜이 쌓인 것이라 해도, 내게는 귀한 것이니 지킬 생각이오. 잊지 마시오. 날 당신보다 더 강한 존재로 만든 건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말이오. 키도 더 크고 관절도 탄력이 있소. 그래도 당신에게 대적하겠다는 유혹에 빠지지는 않을 거요. 나는 당신의 피조물이니, 내 본래의 왕이자 주인인 당신에게 심지어 순하게 복종까지 할 생각이오. 당신 역시 제 역할을 해준다면 말이오. 오, 프랑켄슈타인, 다른 모든 이들을 공정하게 대우하면서 나 하나만 짓밟지는 말아주시오. 나야말로 누구보다 그대의 공정함, 심지어 관대함과 사랑을 받아 마땅한 존재란 말입니다. 기억해주시오. 나는 당신이 만든 존재라는 것을. 나는 당신의 아담이어야 하는데 오히려 타락한 천사가 되어버렸소. 그대는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내게서 기쁨을 박탈했어요. - P126

오두막을 향해 가면서 그가 사용했던 다양한 논거를 가늠해보았고 적어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작심했습니다. 호기심도 있었지만, 결심을 굳힌 것은 연민이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놈이 동생의 살인자라고 여겼으므로 놈이 의심을 확인하는지 부인하는지에만 온통 관심이 쓸려 있었지요. 또 한 가지, 피조물에 대한 창조자의 의무 같은 것을 맨 처음 느꼈습니다. 놈의 악행을 탓하기 전에 놈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처음으로 들더군요.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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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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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 14: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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