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평전이라 새로이 읽히는 부분이 있다.
원래 시를 좋아했고 시적이었던 한나 아렌트. 저자 사만다 로즈 힐은 아렌트의 시를 모아 <한나 아렌트의 시>도 집필했고 2023년 출간 예정이라고 책날개에 적혀 있다.
<한나 아렌트 평전>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사생활과 영구 보존 기록물, 시와 편지 등을 새롭게 발굴해 한데 엮었다. 한나의 더 깊은 정신세계 이해에 도움닫기.

한나는 여러 스승과 전통 독일철학에 힘입어 박사논문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발표함으로써 독자적 사상가로 거듭났다. 한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이웃 사랑 개념에서 존재가 존재하는 방식을 발견했으며, 존재를 존재하게 하는 건 살아 있는 경험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사랑 amor, 욕망 cupiditas, 박애caritas를 서로 구분했는데, 한나는 이를 바탕으로 아모르 문디 Amor Mundi라는 자신만의 개념을 발전시켰다. 이는 세계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인간은 세계를 사랑함으로써 이 세계에 자신의 안식처를 마련하고, 이 세계에 오롯이 기대어 내 안에서 선과 악을 발견한다. 그제야 세계와 인간은 세속적으로 변해간다." - P71

야스퍼스의 실존철학은 한나에게 참된 존재란 속세와 떨어질 수 없다고 가르쳤다. 여러 비판 세력이 있었으나 한나의 《사랑 개념과 아우구스티누스>는 독창성과 통찰력 면에서 만점을 받았다.
이후 1950년대 중반까지 한나는 오랫동안 아우구스티누스를 찾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그는 일평생 한나의 대화 친구였다. 새로운 시작이라는 표현 및 이웃 사랑, 세계 사랑은 《전체주의의 기원》, 《인간의 조건》, 《혁명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과거와 미래 사이》,
《정신의 삶》 등 한나의 여러 저서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한나가 아우구스티누스를 다시 찾은 것은 1953년 《전체주의의 기원》 마지막 장‘이데올로기와 테러‘를 쓸 때였다. ‘새로운 시작‘을 성찰하며, 독자들이 제대로 된 희망을 일별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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