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 일은 삶을 짓는 일이다.
주변의 삶과 풍경도 달라지는 일이다.

건축가로서 예수의 삶. 이 상상에 이른 나는 급기야 건축가의 바른 태도를 다시 묵상했다. 건축은 우리의 삶을 이루게하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수단이니 건축 설계는 우리의 삶을 조직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건축 설계를 하는 건축가는 인간의 생명과 그 존엄에 대해 스스로 진실하고 엄정해야 하므로 심령이 가난해야하고 애통해야 하며 의에 주려야 한다. 특히 다른 이들의 삶에 관한 일을 하니 화평케 해야 하고 온유하고 긍휼하며 청결해야 한다. 바른 건축을 하기 위해 권력이나 자본이 펴 놓은 넓은 문이 아니라 고통스럽지만 좁은 문으로 들어가야 한다. 스스로를 깨끗게 하여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않아야 하며 진주를 돼지에게 던지는 일을 거부해야 한다. 모든 사물에 정통하고 박학하고자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한다.
결단코 불의와 화평하지 않아야 하며, 때로는 그런 행동 때문에 집이나 고향에서도 비난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사람 사는 일을 알고자 더불어 먹고 마셔야 하지만 결코 그 둘레에 갇혀서는 안 된다. 스스로를 수시로 밖으로 추방하여, 광야에 홀로 서서 세상을 직시하는 성찰적 삶을 지켜야 한다. 오로지 진리를 따르며 그 안에서 자유하는 자, 그가 바른 건축가가 된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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