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이생진 (전호인님 서재에서 담아옴)
이생진 시인은 평생을 바다와 섬을 찾아다니면서시를 쓰신 분이지요.십여년전친구에게 이 시집을 선물받아 읽었고, 싯구가 너무 아름다워 좋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