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손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구멍이 뚫려서
그 구멍으로 하늘이 보이는 것은 예쁘다.
상처가 나서 예쁘다는 것은 잘못인 줄 안다.
그러나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흔적은
별처럼 아름답다.


- 이생진 (전호인님 서재에서 담아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07-05-16 2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5-1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님, 가보니 벙개한다고 경사났네요. 근데, 흑흑... 서울이라 거리상 어려울
것 같아 아쉬워요. 님 얼굴은 뵈면 금방 알아볼 것 같은데요..

전호인 2007-05-17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생진 시인은
평생을 바다와 섬을 찾아다니면서
시를 쓰신 분이지요.
십여년전
친구에게 이 시집을 
선물받아 읽었고,
싯구가 너무 아름다워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프레이야 2007-05-17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좋은 아침이에요. 시집까지 이리 소개해 주시고 고맙습니다.
표지의 파란색이 바다를 떠오르게 하네요. 그리운 바다, 그리운 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