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 가을 정기전을 통해 소장품을 공개해온 서울 성북구 성북동 간송미술관의 올 봄 전시는 ‘우암 송시열 탄생 400주년 기념 서화전’이다.
13일부터 27일까지 2주일 동안 열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1607~1689) 이후 겸재 정선(1676~1759)에 이르러 우리 고유의 진경산수가 확립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조선 성리학을 조선 왕조의 주도 이념으로 확립해놓은 우암 이후 중국과는 다른 조선의 독자적인 진경산수가 확립되는 바탕이 이뤄졌기 때문.
전시에는 우암의 글씨 외에 김만중, 10세때부터 유폐생활을 했던 인목대비의 유일한 혈육인 정명공주의 글씨 및 겸재를 비롯해 조석·허목·오달진·김명국·김세록 등 문인 화가들의 그림과 글씨 등 서화 10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작 중 특히 이목이 쏠리는 작품은 30여점에 이르는 겸재의 작품이다. 겸재가 자신이 기거하던 인왕산부터 한강 물줄기를 따라 광나루, 압구정, 남산의 경치를 그린 ‘경교명승첩’중 10여점을 비롯, 특유의 소나무 그림 및 중국인들도 애장했던 겸재의 완숙한 기량이 돋보이는 ‘단발령망금강’‘금강내산’ ‘총석정’‘신성보희(晨聲報喜·사진)’ 등 다양한 겸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독특한 구도로 서재 벽화와 부채에 자신의 그림을 담아낸 ‘독서여가’는 그림속 흰 복장의 인물이 작가 자신인 자화상이다.
당대 최고의 문인화가로 명성을 날리던 조속의 ‘고매서작’은 매화나무에 앉은 까치를 실제로 사생한, 진경 산수의 초기 작품. 한편 어부와 나무꾼이 천지사물의 이치를 논한다는 북송시대 유학자 소옹의 글을 묘사한 그림‘어초문답(漁樵問答)’을 통해 진경산수 화풍의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다. 화원 이명욱, 선비화가 홍득구의 작품에선 중국식 복장의 인물 등 중국화풍이지만 겸재의 동명 작품에는 한국식 지게가 등장한다.02-762-0442
출처 :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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