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해콩 > 우리말123 펌]한문맞춤법-사이시옷

[맥줏집]


아침 뉴스를 들으니,

우리나라 기자가 무장괴한에게 납치되었군요.

하루빨리 무사히 풀려나길 기원합니다.


제가 우리말편지에서 가끔 기자를 탓하긴 하지만,

그래도 정의의 펜을 든 기자는 언제 어디서건 굳건해야 합니다.



어제는 12시 넘어서 밤늦게 퇴근하면서

같이 퇴근하는 동료와 맥줏집에 들러 가볍게 한잔하고 들어갔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나서 마시는 맥주,

그것도 맘 맞는 친구들과 마치는 맥주는 보약일 겁니다.


맥주를 파는 집을 '맥주집'이라고 할까요, '맥줏집'이라고 할까요?


우리말을 공부하면서 제가 제일 불만인 게 사이시옷 규정입니다.

언어현실과 많이 동떨어진 규정을 만들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 영 떨떠름합니다.


언제 기회 되면 사이시옷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간단한 것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사이시옷은 두 낱말을 합쳐 한 낱말로 만들 때만 씁니다.

이 두 낱말은 꼭,

 

고유어+고유어

고유어+한자어

한자어+고유어

한자어+한자어

 

여야 합니다.


이것만 아셔도 '피잣집'이 아니라 '피자집'이고,

'핑큿빛'이 아니라 '핑크빛'이라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앞에서 보는 것처럼 고유어와 한자어의 결합에만 사이시옷을 쓰지,

외래어에는 사이시옷을 쓰지 않거든요.


이 중, 한자어+한자어는,

곳간(庫間), 셋방(貰房), 숫자(數字), 찻간(車間), 툇간(退間), 횟수(回數)

이렇게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습니다.

따라서 '촛점'이 아니라 '초점'이 맞고, '갯수'가 아니라 '개수'가 맞습니다.


맥주는 麥酒로 한자어입니다.

사이시옷은 맥주 다음에 고유어가 올 때만 쓸 수 있습니다.

맥주 다음에 한자어가 오면 한자어+한자어인데,

이런 경우는 여섯 가지만 사이시옷을 쓰고 다른 경우는 쓰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따라서,

'맥주+집'은 한자어+고유어로 '맥줏집'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맥주+병(甁)은 한자어+한자어이므로 '맥줏병'이 아니라 '맥주병'으로 써야 맞습니다.

맥주+잔(盞)도 마찬가지 이유로 '맥주잔'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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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3 13: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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