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푸하 > 비슷한 정서의 세 시.

서시 /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바다와 나비 / 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


청(靑)무우 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
 

 

 

추천사 / 서정주


 
향단(香丹)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이 다수굿이 흔들리는 수양버들나무와
벼갯모에 뇌이듯한 풀꽃데미로부터,
자잘한 나비새끼 꾀꼬리들로부터
아주 내어 밀듯이, 향단아.
 
산호(珊瑚)도 섬도 없는 저 하늘로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채색(彩色)한 구름같이 나를 밀어 올려 다오.

이 울렁이는 가슴을 밀어 올려 다오!
서(西)으로 가는 달같이는
나는 아무래도 갈 수가 없다.
 
바람이 파도를 밀어 올리듯이
그렇게 나를 밀어 올려 다오.
향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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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 2007-02-1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을 공부하던 시절 세 분 모두 제겐 스승이었답니다.

프레이야 2007-02-12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나무집님도 문학을 공부하셨군요. 어느 쪽인지는 몰라도, 문학적 감수성은
여전하실 듯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