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s #1 : Real Friends (Paperback) - 『진짜 친구』원서 Friends Series 1
섀넌 헤일 / First Second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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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친구는 없어.‘ 샤넌의 친구 찾기 여정을 보면서 너무 안쓰러웠다. 그리고 누구나 친구 찾기에 골몰하여 전부를 내보이지만 그것이 오히려 역효과가 되기도 한다. 나 스스로가 당당해져야 하는 것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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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7-02 0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구가 한 말이 떠오르네요. 친구란 존재는 파도와 같아서 쓩 오고 갑자기 쓩 가고 그런다며 사춘기 딸에게 넘 마음 상하지 말라고 한 말 ^^

거리의화가 2022-07-03 09:39   좋아요 0 | URL
맞아요 너무 애쓰면 역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책에서도 샤넌이 너무 몰입한다 싶을 때가 있었어요. ‘이 친구 아니면 안돼’ 이런 것이요^^ 적당히 기대하는 것이 관계에서는 현명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희선 2022-07-03 0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원한 친구는 없다, 슬프기도 한 말입니다 있으면 좋을 텐데... 어떻게 하면 오래오래 친구로 지낼지 그거라도 생각해야겠네요 그것도 쉽지 않은 거군요 사람 사이는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03 09:41   좋아요 1 | URL
저는 친구를 만든다는 것이 젤 어려운 듯 싶어요. 서로에게 진심인 친구라면 더더욱이요. 저는 얕은 관계만 많아서 깊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참 어려워요.
 

7월이 시작되었다.


이달 읽을 예정인 책들인데 다 읽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디까지나 예정인 것이고 목록이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올리면서 의지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한다.






더불어 6월 말일에 급작스럽게 주문한 책들이 어제 도착했다.



장바구니 비운지 얼마나 됐다고 2배 이상으로 점프해서 7월의 여성주의책을 주문하는 김에 양꼬치맛 육포와 몇 권의 책을 주문했다. 

이 중 <조선총독부박물관과 식민주의>, <만선사, 그 형성과 지속>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펴낸 '일제 식민사학 비판' 총서 중 2, 3권이다. 총 8권의 시리즈이므로 매 달 한 권씩 읽으면 얼추 올해 마무리까지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대 유럽의 형성>은 겨울호랑이님 서재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근대 유럽 입문서로 골랐다. 

지난 달 커피였던 <파푸아뉴기니 쿠아 마운틴 #4>이 내 입맛에 괜찮았는데 드립백으로도 나왔길래 주문해봤다. 드립백 그램수가 늘어 좋구나.





그리고 알라딘 23주년을 맞아 나의 기록을 살펴봤다.

오래도 됐네^^; 하지만 가입만 일찍 했을 뿐 활동을 안해서 산 책도 얼마 안 되고 그렇다.

첫 책을 보니 내가 저 때 입사한지 얼마 안 됐을 때로 저런 책을 봤구나 싶어 안쓰럽군-_-;

IT 책이라 막상 사도 간직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오늘 저녁엔 자우림 콘서트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급하다. 간만에 신나게 놀다 오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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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2-07-02 09: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화이팅입니다!! 그 전에 오늘밤 자우림 콘서트 즐기시고 충전해서 오세요 부럽습니다!!!

거리의화가 2022-07-02 17:32   좋아요 2 | URL
비타님 감사합니다^^* 공연장 들어와서 기다리는 중이에요. 즐기고 오겠습니다!^^

새파랑 2022-07-02 1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우림 콘서트 완전 부럽네요 ^^ 역시 화가님은 계획독서~!! 화가님도 북플 역사가 엄청 오래되셨군요~!!

거리의화가 2022-07-03 09:34   좋아요 3 | URL
어제 댓글쓰다가 날려먹는 바람에^^; 알라딘 가입한지는 오래인데 활동을 안해서ㅋㅋ 북플 활동은 새파랑님이 선배입니다ㅎㅎ 이번 달도 열심히 읽어나가야겠어요^^ 새파랑님도 만족스런 독서되시길!

stella.K 2022-07-02 19: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엇, 2002년이요? 저도 그 무렵에 알라딘과 만나기 시작했는데...
왜 그때 화가님을 못 뵈었을까요. 그땐 서재활동은 안 하셨나요?

거리의화가 2022-07-03 09:37   좋아요 3 | URL
제가 아예 활동을 안했습니다^^; 서재 활동 본격적으로 한 건 아직 반 년밖에 안 되었어요. 스텔라님 엄청 오래부터 활동하셨네요^^ 저도 진작할걸 아쉽습니다!ㅋㅋ

희선 2022-07-03 02: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칠월에 보실 책이군요 책 즐겁게 만나시기 바랍니다 자우림 콘서트 즐거우셨겠네요 거리의화가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03 09:37   좋아요 3 | URL
잘 놀다왔어요ㅎㅎ 칠월에 볼 책들 다 읽으려면 열심히 읽어나가는수밖에요^^ 희선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시길^^

바람돌이 2022-07-03 15: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자우림 콘서트는 잘 다녀오셨나요? 저도 자우림 너무 좋아해서 막 부러워하는 중입니다. ^^
7월 독서도 만만치 않을 듯. 열심히 응원합니다. ^^

거리의화가 2022-07-03 18:01   좋아요 3 | URL
진짜 미칠 정도로 좋았다는 말로밖에 표현이 안됩니다. 팬들을 위한 콘서트여서 그런지 팬도 아티스트도 열정 가득한 시간이었어요.
7월 독서도 늘 그렇듯 열심히 이어나가야겠어요. 응원 감사합니다^^*

mini74 2022-07-04 09: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 첫번째 책은 집나가자 꿀꿀꿀 ㅠㅠ 저보다 알라딘 선배십니다 화가님 ㅎㅎ

거리의화가 2022-07-04 09:26   좋아요 2 | URL
ㅎㅎㅎ 첫 책 생각할수록 넘 웃겨요 저때는 진짜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았나보다 싶더라구요 하긴 근 5-6년 정도는 어리버리했었던 기억이ㅠㅠ 알라딘 가입만 선배고 북플은 미니님이 한참 선배시죠ㅎㅎ
 
회색인 최인훈 전집 2
최인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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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과 구운몽에 이어 이 작품을 읽으니 최인훈은 한국 전후문학의 세태와 현실을 잘 반영하는 작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광장과 구운몽이 4.19혁명과 5.16쿠데타를 배경으로 씌여져 1960년대를 대표하는 문학이라고 한다면 회색인은 1958년과 1959년 사이가 배경이라 오히려 1950년대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 책은 4.19 혁명 딱 직전의 상황을 그린다.


국문학도이자 소설을 쓰는 독고준의 하숙집으로 친구인 김학이 찾아온다. 학은 학술 동인지 『갇힌 세대』에 실린 준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준에게 동인회 가입을 권하지만 준은 스스로를 현실에 뿌리내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데올로기의 피해자로 여긴다. 학은 정치학도로서 사회변혁을 꿈꾸는 급진적 행동주의자인데 반해, 준은 사색적이며 관념적이며 사회의 변혁에도 회의적이며 소극적이다.


주인공 준은 패배주의에 젖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혁명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은 그의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것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친구인 학은 여전히 혁명을 이야기한다. 준은 그 이야기를 한 귀로 듣고 흘린다. 

고향인 북한을 그리워하지만 갈 수 있다고 해서 마음의 배고픔이 사라질까? 그의 배고픔은 상실이 아니라 마치 붙잡을 희망조차 생기지 않게 되버린 젊음을 잃어버린 늙은이 같다.


그는 벌써 오래전부터 자기의 몸속 어디선가 자라고 있는 식물의 지극히 은밀한 성장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그 식물의 형태를 눈으로 보지는 못했다. 만져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사람이 제 몸속에 자라는 암을 언젠가는 눈치를 채듯이 그도 속의 부스럼이 자라고 있는 기척을 알고 있었다. 그는 가끔 심란하게 스스로 의심해보기도 했다. 나는 정신병의 초기나 혹은 상당히 깊어진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런데 몸의 탈과는 달리 마음의 그것인 바에야 환자가 스스로를 진단하는 힘이 있는 동안에는 아직 그의 정신은 파멸까지에는 이르지 않은 것일 테지. 그리고 나는 파멸은 원치 않아. 그리고 아니, 나는 행복을 원한다. 다만 그 행복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것 뿐이다. - P37


폭격은 계속되었다. 폭탄이 떨어져 오는 그 쏴 소리와 쿵, 하는 지동 소리는 한결 더한 것 같았다. 준은 금방 까무러칠 듯한 정신 속에서 점점 심해가는 폭음과 그럴수록 그의 몸을 덮어누르는 따뜻한 살의 압력 속에서 허덕였다. 폭음, 더운 공기.

더운 뺨. 더운 살. 폭음. 갑자기 아주 가까이에서 땅이 울렸다.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웅성거렸다. 폭음. 또 한번 굴이 울렸다. 아우성 소리. 폭음, 살냄새··· - P62


우리에게는 단 한 가지 길만 허용되고 다른 길은 용납되지 않아. 요 먼저 어느 야당의 국회의원이 남북통일은 무력이 아니라 평화적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 않아? 그랬더니 어떻게 됐어? 국시를 어겼다, 용공容共이다, 괴뢰들에게 동조한다고 야단이더군. 앵무새처럼 한 가지 말만 하라. 이것이 정부의 요구야. 인생과 정치를 좀 다원적으로 보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터부에 속해. - P94


준의 상황은 아마 그 시기를 살아낸 사람이라면 전부 같지는 않더라도 경험해봤음직한 일일 것이다. 

일부는 북한에 다른 일부는 남한에 흩어져 살게 된 가족의 상황, 끊임없이 의심을 받으며 사상 검증을 해야만 하는 현실, 어느 곳에도 귀속되지 못하고 방황하는 마음이 소설 속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시작된 전쟁이란 상황은 가족의 목숨조차 보장할 수 없는 비극의 장소였다.

하지만 전쟁의 폭격과 화마 속에서도 삶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때는 희망도 엿볼 수 있었다.

정전 후 남북한 국민들은 재건이라는 이름 아래 단결을 요구받았다. 

4.19 이전 남한의 젊은이들은 '(봇물처럼 들어온) 미국 문물로부터 해방되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하는 이도 있었던 반면 '우린 무엇을 해도 안돼' 라며 자조하는 이도 있었다. 

이후 혁명이 일어난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해방을 가져다주지는 못했음을 알고 있다.

우리는 정치와 사상으로부터 그 후로도 몇 십년간 구속받는 세월을 보냈으니 말이다.

결과론적으로는 그렇게 되었지만 소설 속 인물들이 고뇌하며 자아비판을 하거나 세태를 풍자하며 토론을 벌일 때는 당시의 젊은 지식인들을 떠올리게 되어 흐뭇했다. 세상을 바꾸지 못했어도 괜찮다. 그들은 그 시기를 충분히 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현대 한국인이 방황하고 자신이 없는 것은 어떤 ‘연속‘의 체계 속에 자기를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126


인생의 두 가지 길. 투쟁과 체념 사이의 조화를 얻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생활. 격식도 없고 믿음도 없는 시대. 도시에 나가 소란한 장바닥에서 부대끼다가 고향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작아 보이고 무지스러워 보이는 그러한 마음. 그것을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이겨내는 길은 한두 가지에 손을 대는 것으로써는 되지 않는다. 갑이 을과 얽히고 을이 병과 얽히고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이 얽혀 있으므로 그 속에서 사는 어떤 개인이 아무리 절박한 위기를 느낀다 해도 일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신경만 갉아먹는 결과가 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은 저 갈 데로 간다. - P163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사건이라면 1959년 2.4파동이다. 2.4파동은 자유당 정권이 1958년 12월 24일 국회에서 야당의원들을 폭력으로 몰아내고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여러 법안들을 통과시킨 일련의 정치사건으로 '보안법 파동'으로 불린다. 1956년 이승만이 당선되었으나, 진보당의 조봉암이 2백만 표를 얻은 것은 자유당 정권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1958년 1월 12일 진보당의 조봉암 및 간부들을 체포하고 정당 등록 취소로 이어졌다. '보안법 파동'은 자유당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예산안 등 10개 법안 27개의 의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이 사건은 결국 1960년 선거에 영향을 주었고 4.19혁명으로 이어지게 된다.


1959년은 이른바 2.4 파동의 떠들썩한 소문을 안고 시작되었다.크리스마스이브에 한 무리의 무인들이 국회에 나타나서 눈부신 활약을 한 이 사건은 분명히 한국의 정치사에 길이 남을 만한 큰일임에는 틀림없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2천만 국민이 모두 다 이일에 비분강개해서 인심이 흉흉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고 사실 그렇지도 않았다.신정은 도시에서 여전히 축하되었으며, 여전히 새해의 태양(조금도 다르지 않은 싱싱한)은 솟아올랐고, 사람들은 열심히 사랑을 하고, 사무실에 나갔다. - P175


혁명은 사상과 엘리트와 대중의 삼중주라고 할 수 있어. 이 셋 가운데 어느 하나가 빠져도 혁명은 성공하기 어려워. - P208


준에게 김순임과 이유정이라는 여자가 있다. 김순임은 기독교 전도를 하려 한다. 이유정은 서양화를 전공한 유학파다. 둘은 배경도 성격도 다른데 준에게도 마찬가지다. 준은 둘 사이에서 마음이 갈팡질팡한다. 누구를 선택한다는 것이 마치 그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 같이 여겨졌다. (마지막에 누구를 선택했는지는 직접 읽어보시길.)


비 내리는 어느 여름날 저녁, 친구 김학이 준을 찾아온다.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며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김학은 준을 또 다시 설득하려 하지만 준은 끝내 거부한다.


누가 앞설지 뉘라서 알리오. 앞서지 않아도 좋다. 내가 안 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누워 있다. 나는 뛰지 않는다. 나는 농촌계몽도 안 하고 사회 조사도 안 한다. 여울이 망하는 것보다 내가 망하는 것이 더 아프니까. 살여울이 망하는 것은 너도 망하는것이다? 그렇지 않다. 나는 망할망정 살여울의 주민은 망하지 않는다. 적어도 앞으로 올 세계에서는 그리고 살여울은 망하지도않을 것이다. 김학이 같은 사람들이 한사코 지킬 테니까. 나의 무대는 그 다음이다. 나는 회피하는 것인가. 그렇다. 회피하는 것이다. 정치의 악을 ‘에고의 사랑‘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나는거부한다. - P289


"자네가 말하는 혁명이란 뜻있는 분들이 모여서 당파를 만들고 폭력으로 정권을 인수한다는 것이겠지? 

"학은 웃으며,

"그게 혁명이잖아?"

"그러니까 싫어. 이것 봐. 혁명은 실천하는 거 아니야? 지금 당장에 민주주의를 대신할 새 신화란 걸 생각할 수 있나? 없단 말야. 그렇다면 그건 혁명이 아니라 강제적인 정권 교체, 즉 사람을 바꾸는 것밖에 안 되는 건데, 난 새 신앙을 제시하지 않는 사람의 교체는 위험스런 일이라고 봐. 이 자네 글에 있는 상황과는 달라. 자네 말처럼 상해의 권위를 장한다는 신화적인 후광이 있는 인물이나 집단인 경우라면 몰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 어디 그런 인물이나 집단이 남아있나? 어느 날 이천만 민중이 홀연 인간적 모욕을 실감하고 일제히 폭동을 일으킨다면 그땐 나도 그 대열 속에 있을 거야." - P371


나는 당시를 직접 겪어내지 못했지만 책이나 1차, 2차 사료들을 통해서 간접 경험해왔다.

1960년대보다는 1940년대와 1950년대 관련 문헌들을 많이 읽어서인지 회색인이 상대적으로 더 잘 읽혔고 공감이 많이 갔다.

경험한 만큼 보인다고 해야겠지. 나는 준과 학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갇힌 세대였지만 그들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고 미래를 꿈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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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7-01 1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친척 모임에 할 수 없이 나간 적 있었는데요. 그곳에서 나이 지긋하게 잡수신 이종사촌 오빠가 우리 남매들 앞에서 자주 참석하지 않는다고 꼰대 비슷하게 연설을 하시는데 대화 속에 얼핏 자신은 최인훈 작가를 좋아한다고 맥락없이 얘기를 하셨던 적 있었어요^^
그 유명한 광장 읽어 보려고 구입도 해뒀었는데...^^
광장이랑 이 책도 꼭 한 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현대사를 잘 몰라 얼마만큼 공감하고 읽을 수 있을까? 늘 제쳐두게 되더라구요. 화가님의 이런 리뷰들은 늘 자극 받게 되는 좋은 글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7-01 13:09   좋아요 1 | URL
어르신뻘 되는 분들에게 최인훈 작가의 글은 더 가까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걸 기억하신 나무님 최고입니다!
역사를 알면 읽는 맛이 더 생기겠지만 소설은 문장 자체만으로 몰입을 주는 것이 있잖아요. 최인훈 작가는 어쨌든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칭찬해주시고 공감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무님 7월 활기차게 시작하셨길!ㅎㅎㅎ

scott 2022-07-02 00: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최인호의 작품은 시대를 넘어 세련됨이 느껴져요
주인공들의 이름이나 생각 말투 등이 !ㅎㅎ

이미 고딩때 주요 상 수상하고
대딩 이년때 이름 날린 소설가가 된!

말년에 혀 암 투병 하면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종이만 보며 가족에게 소홀 했다고,,,

거리의화가 2022-07-02 09:00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문장이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름이 있는 작가란 게 이런거구나 싶습니다ㅎㅎ 아주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다니 멋지고 당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읽힐 수 있는 작품을 만든다는 게 참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작가 등 예술가들이 아무래도 가족들에게 잘하는 사람이 많이는 없는 것 같아요. 예술에는 매진한다해도 일상은 내팽개치는 경우도 많고요~^^

희선 2022-07-03 02: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여기 나오는 시대가 지나고 혁명이 일어나도 세상이 아주 좋아지지는 않았군요 그래도 그때 사람은 나름대로 살았겠지요 그런 시대에도 사람은 살아가네요 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다르지 않았군요


희선

거리의화가 2022-07-03 10:07   좋아요 1 | URL
네 이후 바로 4.19혁명이 일어나서 세상이 바뀌나 했지만 박정희가 집권하면서 암울한 시기가 시작되었죠. 물리적인 힘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사상에 대한 폭압, 반공주의를 끊임없이 주입시키며 국민들을 피폐하게 만듭니다ㅜㅜ
 

우리들의 눈앞에 벌어지는 정치는 우리들의 것이아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발상이 아니다. 그럴 때 정치는 예술가를 유혹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네킹처럼 낯설다. - P261

염치가 없거나, 천재가 있거나, 어느 쪽이어야 했으나 그는 그 어느 편도 못 되었다. 그것이 그를 초조하게 했다. 그의 의식의 밑바닥에서 늘 그를 노리고 있는 생각. 그는 비열한 인간이며, 남의 빵을 훔치고 있다는 도덕의 비난에 맞서기 위해서는, 그는 천재일 필요가 있었다. 어디까지가 순수한 창조의 욕망이고어디까지가 그런 실용을 위한 초조감인지는 물론 확실하지 않았다. 그 두가지가 모두 진실이라고 하는 편이 무난한 설명은 된다. - P265

에고는 보편의바다에 빠져서 없어진다. 그것은 해결이 아니다. 그것은 퇴화다. 보편과 에고의 황홀한 일치. 그것만이 구원이다. 어떠한 이름 아래서도 에고의 포기를 거부하는 것. 현대 사회에서 해체되어가는에고를 구하는 것, 그것이 오늘을 사는 작가의 임무일 것이다. 이광수처럼 ‘여울‘에 가야만 하는가. 허숭은 물론 가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예술가는 아니다. 그들은 흙 대신에 종이를 선택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은 노동하지 않는 대신에 에고의 난파를 막을책임이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는 방법이 한 가지일 필요는없다. 아니, 그렇게 속여서는 안 된다. 나는 과연 누구를 무엇에서구원한다는 사랑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런 것이 없다. 내가 소설을 쓴다는 일은 그저 쓰는 것이다. 예술을 위해서, 아니 사람을사랑할 수 없는데 예술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사랑하는 길을 열기 위해서? - P271

누가 앞설지 뉘라서 알리오. 앞서지 않아도 좋다. 내가 안 하면 그만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누워 있다. 나는 뛰지 않는다. 나는 농촌계몽도 안 하고 사회 조사도 안 한다. 여울이 망하는 것보다 내가 망하는 것이 더 아프니까. 살여울이 망하는 것은 너도 망하는것이다? 그렇지 않다. 나는 망할망정 살여울의 주민은 망하지 않는다. 적어도 앞으로 올 세계에서는 그리고 살여울은 망하지도않을 것이다. 김학이 같은 사람들이 한사코 지킬 테니까. 나의 무대는 그 다음이다. 나는 회피하는 것인가. 그렇다. 회피하는 것이다. 정치의 악을 ‘에고의 사랑‘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을 나는거부한다. - P289

우리는 지금 현지에서 사냥에 내몰린 니그로들이다.
곰을 잡기 위해서, 내가 북한에서 본 것도 마찬가지였다. 자존심의 한 조각도 없는 사대주의. 사람은 정치 속에서 살고 그 정치가남북을 통틀어 남의 다리 긁는 희극일진대, 그 속에 사는 개인은어떻게 손발을 놀려야 하는가. 여기서 국가네 민족이네를 생각한다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가서 고기를 잡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 아니, 실수할 뻔했구나. 마치 애국자가 되고 싶은데 시세 탓으로 못 된다는 식으로 변명하는 것처럼, 아니다. 애국자는 싫다. 무슨 수를 쓰든지 애국자가 되는 길만은 피해야 한다. 최소한 애국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애국자가 된다는 건 사냥의 몰이꾼이는 일이니까. 사냥꾼이 못 돼서? 아니, 사냥, 그것을 별로 탐탁해하지 않으니까. - P292

신과 영웅, 여신과 왕녀들의 시대는 갔다. 우리는 지금 저마다 신인 시대에 살고 있다. 나는 신이고 당신은 여신이다. 나는 아폴로이고 당신은 비너스이다. 저 잘난 멋에 사는 시대. 모든 사람이 왕위계승권繼承을 가지고있다. 물론 에고들 사이에 차이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질이 아니라 양의 차이다. 혈통과 신분의 차이가 아니라 주소와 직업의 차이다. 그래서 에고의 평등은 그림의 떡이 되었다. - P295

"아무튼 독고준 선생께서는 못마땅하지 않은 게 하나도 없으셔.
혁명가가 안 된게 다행이야." - P306

참으로 혈연이라는 것이야말로 신화가 아니행렬行列.
들의고 무언가. 수백 년을 두고 내려오는 유전자항렬이란 말은 그럴싸하다. 그것은 돌림자의 모자이크가 아니라서로 닮은 버릇을 가진 생식 세포들의 꾸준한 항해航海의 선열船列이다. 그 중에서 내가 차지하는 저리, 그것이 우리들의 값이었다. 항렬 속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한 이 우주에서의 나의 위치는 든든한 것이었다. - P310

OP에서도 나는 줄곧 그 따분한 공기와 햇볕과 포대경砲臺鏡 속의 적敵을 짓씹어봤다. 그러나 실은 나 자신의 살을 파먹고 있었던 것이다. 김순임을 김학을 현호성을 물어뜯었다고 생각한 것도 착각이었다. 내 살을 파먹고 있었을 뿐이다. - P334

우리 시대의 모험은 가까울수록 진짜다? 아니 어느 시대나 그렇지 않았을까. 어느 시대나. - P335

"자네가 말하는 혁명이란 뜻있는 분들이 모여서 당파를 만들고폭력으로 정권을 인수한다는 것이겠지?"
학은 웃으며,
"그게 혁명이잖아?"
"그러니까 싫어. 이것 봐. 혁명은실천하는 거 아니야? 지금 당장에 민주주의를 대신할 새 신화란 걸 생각할 수 있나? 없단 말야. 그렇다면 그건 혁명이 아니라 강제적인 정권 교체, 즉 사람을 바꾸는 것밖에 안 되는 건데, 난 새 신앙을 제시하지 않는 사람의 교체는 위험스런 일이라고 봐. 이 자네 글에 있는상황과는 달라. 자네 말처럼 상해의 권위를 장한다는 신화적인 후광이 있는 인물이나 집단인 경우라면 몰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 어디 그런 인물이나 집단이 남아있나?
어느 날 이천만 민중이 홀연 인간적 모욕을 실감하고 일제히 폭동을 일으킨다면 그땐 나도 그 대열 속에 있을 거야." - P371

그는 창으로 걸어가서 유리 속을 들여다보았다.
창백한 남자가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쌀쌀하게 말했다. 정직하게 살아. 아주 정직하게. 이 집을 나가란 말인가. 그렇게 바본 줄은 몰랐어. 그러면 그러면 나는 용기가 없었던 게 아니다. 나는 신파는 싫었을 뿐이다. 나는 절제를 하려던 게 아니다.
돈키호테를 재연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필요하다면 한다. 돈키호테인 줄 알면서 풍차를 향해 달려가는 길밖에는 이 시대에는 남지 않았다는 걸 몰라? 그리스도 없이 유다가 돼야 한다는 걸 몰라? 너는 천민을 깔보고 있다. 공주하고만 정사를 하려고 들어.
네가 신이라면 모든 사람이 신이야. 상대역이 없다고 건방지게 굴지 마라. - P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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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인이 방황하고 자신이 없는 것은 어떤 ‘연속‘의 체계 속에 자기를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으며 또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126

그는 당증을 집어들었다. 자유에의 여권, 그는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사진 속의 약간 우울한 미남자는 의얼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 사진을 품고 남자가 있는 나라로 가는 배를 타려던 여자. 폭격이 한창인 도시. 어두운 방공호 속에서소년을 애무하던 여자. 먼나라, 먼 옛날의 이방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하여 집집을 찾아다니는 하얀 목덜미와 풍부한 입술의여자. 세 사람의 여자가 그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 P143

인생의 두 가지 길. 투쟁과 체념 사이의 조화를 얻지 못하고 있는 우리들의 생활. 격식도 없고 믿음도 없는 시대. 도시에 나가 소란한 장바닥에서 부대끼다가 고향에 돌아오면 모든 것이 작아 보이고 무지스러워 보이는 그러한 마음. 그것을 이겨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을 이겨내는 길은 한두 가지에 손을 대는 것으로써는 되지 않는다. 갑이을과 얽히고 을이 병과 얽히고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이 얽혀 있으므로 그 속에서 사는 어떤 개인이 아무리 절박한 위기를 느낀다 해도일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신경만 갉아먹는 결과가 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세상은 저 갈 데로 간다. - P163

세계에는 왜 아름다움과 더러움이 함께 있는 것일까. - P163

김학이 독고준을 좋아하고 그에게 끌리는 데는 그러한 자유에 대한 부러움이 섞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독고준을 생각할 때 다른 것은 생각지 않아도 좋았다. 여자를 볼 때마다 그녀의집안은? 가족은? 하고 생각해야 할 그런 필요가 없었다. 책에서배운 추상적인 논리와 동인들과 같이 있을 때의 미묘한 기쁨과 집에와서 몸으로 실감하는 혈연의 유대와, 이 세 개의 자리를 김학의 정신은 헤매고 있었다. - P164

1959년은 이른바 2.4 파동의 떠들썩한 소문을 안고 시작되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한 무리의 무인들이 국회에 나타나서 눈부신 활약을 한 이 사건은 분명히 한국의 정치사에 길이 남을 만한큰일임에는 틀림없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2천만 국민이 모두 다 이일에 비분강개해서 인심이 흉흉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고 사실 그렇지도 않았다.
신정은 도시에서 여전히 축하되었으며, 여전히 새해의 태양(조금도 다르지 않은 싱싱한)은 솟아올랐고, 사람들은 열심히 사랑을 하고, 사무실에 나갔다. - P175

그 여름날은, 그가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성지였다. 순례의 길에서 본 수많은 여자를 그 성지의 여신상과 비교할 때, 그것들은 어림도 없었다. 어떤 사람이든 자기의 신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등록이 된 신인가 아닌가에 차이는 있을망정, 그 사람의 얼을 가장 확실하게 움직이는 힘을 가지는 한에서 그것은 신이다. - P197

학은 첫눈에 이 사람에게 반해버렸다. 학에게는 묘한 버릇이 있다. 사람의 얼굴에 대한 어떤 도박 같은 것이다. 학이 독고준을 대할 때에도 그 얼굴의 분위기가 미치는 힘이 컸다. 독고준의 입에서 나오면 억지소리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이 세상에는 타락할 권리를 가진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학은 가끔생각하는 것이었다. 황 선생의 경우는 바로 그 정반대였다. - P202

혁명은 사상과 엘리트와 대중의삼중주라고 할 수 있어. 이 셋 가운데 어느 하나가 빠져도 혁명은성공하기 어려워. - P208

현호성과 독고준. 그러니까 그들은 공범으로 잘 처신한 것이 된다. 독고준 자신에 대해서 말한다면, 그는 이 집에 오고부터어떤 투묘의 감정을 느낀다. 그가 닻을 내린 곳이 어떤 곳이어떤 곳이며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는가에는 관계없다. 사회에서 발붙일 데가 없던 한 청년이, 생활의 수단과 부단히 반응하고대결해야 할 ‘가족‘을 한꺼번에 새로 얻은 것이다. 어떤 좌표에 자기를 얽어맨다는 안도감이다. 그러면서도 독고준은 자기가 소속한이 좌표의 체계에 대해서 조금도 사랑은 가지지 않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는 그와 같은 인정사정없는 윤리를 지니기 위해서 ‘가족‘의 이론을 그는 만들어냈었다. - P233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규칙을따라서 경기하는 운동선수 같은 거죠. 본바탕 같은 멋, 본고장 같은 진지함을 나타낼 수 있겠어요? 우린 가려운 제 다리는 놓아두고 남의 다리만 긁고 있는 희극 배우 같은 거죠. 그러나 바로 긁기나 하겠어요? 관중은 웃고 자기도 겸연쩍어서 히이 웃지요. 한국문학에서 휴머니즘이 몸에 배지 않는 것이라든지, 한국 현대 영화의 인물들의 액션이 차마 눈 뜨고 못 볼 처절한 것이라든지, 다 그런 까닭이 아니겠어요? 우린 그걸 보고 웃지요. 그러나 그게 자신의 얼굴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그의 웃음은 순간에 굳어지겠지요.
그나마 역사극에 나오는 인물들의 연기가 얼마나 자연스러워요.
혹은 자연스럽게 보여요. 자기 룰에 따라 움직이는 때문이죠. - P239

친구도 여러 가지다. 한쪽이 끌고 다른 편이 끌리는 그런 사이도 있고, 두 사람 다 덤덤한 그런 친구도 있다. 얼핏 보아도 독고준과 현의 그것은, 성의 없는 여자에게 매달리는남자의 그것을 닮은 데가 있었으나, 학이 그런 미묘한 데는 신경을 안 쓰는 편이고 준이 또한 그런 식이어서 그들의 사귐은 잘 맞는 편이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겉으로 보아서는 잘 모르는그런 묘한 데가 있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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